[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북상 중인 지난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 거친 파도가 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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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가 북상할 때 해경의 대피 지시를 무시한 채 서해에서 운항을 지속해 민폐를 끼친 대만 선사 소속 화물선이 과태료를 내게 된다.

해양경찰청은 이번 태풍 '바비' 북상시 서해 위험 해역 운항선박에게 발령된 '선박 이동 및 대피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파나마 선적 3만5000톤급 화물선 A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지난 25일 오후 6시 해경은 바비 이동경로상 폭풍반경에 해당하는 해역으로 진입해 이동하는 선박에 대해 이동 및 대피명령을 발령한 바 있다. 폭풍반경은 초속 25m(시속 90㎞) 이상의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일어 위험하기 때문에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모든 선박들은 이 명령에 따라 위험해역을 피해 항해하거나 안전한 해역으로 대피했지만 대만 해운회사 소속의 화물선 A호만 명령을 어기고 태풍의 이동경로를 향해 항해를 이어갔다.

25일 인천항 폐쇄 직전 출항한 이 화물선은 태풍의 북상을 고려해 안전해역에서 피항 후 이동하라는 해경 권고도 무시한 채 목적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했다.

해경은 26일 오전 1시부터 이 화물선에 수차례에 걸쳐 안전해역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고 태풍의 진행방향 정면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A호가 운항한 해역은 수많은 어장과 양식장이 산재한 환경 민감 해역이자 청정해역이었다.

이에 해경은 수상구조법 제10조에 따라 선박 이동·대피 명령을 재차 발령했으나 A호는 이동·대피 명령과 통신호출도 무시했다. 해경은 대만의 구조조정본부와 해안순방서 등 해상교통관리 기관에도 긴급서한을 보내 화물선 A호가 스스로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의 행정명령에 잘 따르도록 지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행히 태풍이 예상 진로보다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하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이 선박은 수차례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다.

화물선 A호가 안전해역으로 이동한 27일 오전 6시까지 약 29시간 동안 해경은 20분 간격으로 선박의 안전여부를 확인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함정과 구조대를 비상대기 시키는 등 긴장을 끈을 놓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사고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 해양오염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태풍특보 발효시 구조활동에 제약이 많으므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해양경찰의 선박 이동·대피 명령 등 안전조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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