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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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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영국 난민여성, 굶주린 한살 아들 옆에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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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영주권 만료로 일자리 잃자 식품 기부에 의존해 생활

장례식 비용 위한 소셜 펀딩 진행…난민 시스템 개선 요구 분출

연합뉴스

영국 글래스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난민 여성 머시 바구마
[크리스 스티븐슨 하원의원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서 아프리카 출신 한 난민 여성이 굶주린 어린 아들 옆에서 죽은 채 발견돼 난민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우간다 출신 난민 여성인 머시 바구마(34)가 지난 22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연립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바구마의 집에 들어갔을 때 한 살 된 아들이 그녀의 시신 옆에서 울고 있었다.

바구마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견 당시 그녀의 아들은 며칠 동안 먹지 못해 매우 약해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구마는 건강 문제가 있었지만 그녀의 죽음은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바구마는 제한된 영주권이 만료되면서 식당 일자리를 잃자 최근 친구와 자선단체의 음식 기부에 의존해오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다시 난민 신청을 해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다.

바구마의 아들은 병원에서 안정을 찾은 뒤 현재 글래스고에 사는 아버지가 보살피고 있다.

그녀의 비극적인 사건이 알려지자 독립적인 조사와 함께 영국의 난민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래스고 남서부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크리스 스티븐슨 하원의원은 "이번 사례는 글래스고뿐만 아니라 영국 전체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었다"면서 "(난민 정책을 담당하는) 내무부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슨 의원은 "완전히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가 난민 신청자들에게 특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중앙정부에 계속해서 난민 신청 후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정책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스터전 수반은 "영국의 난민 시스템은 고장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비인간적인 만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비극 이전부터 이를 알았다"고 말했다.

소셜펀딩 사이트인 '고펀드미'에는 바구마의 장례식과 아들을 보살피기 위한 모금이 시작돼 전날 저녁까지 당초 목표치인 1만 파운드(약 1천600만원)의 3배가 넘는 3만7천 파운드(약 5천800만원)가 모였다.

이날 글래스고의 내무부 이민센터 앞에서는 정부의 난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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