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 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같은 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
아시아투데이 이욱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단행된 검찰 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에서 정부와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대거 중용되고,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내 온 검사들은 좌천성 인사를 받아 검찰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28일 법조계에서는 검찰개혁을 주장해온 법무부가 전날 단행한 중간간부 인사를 사실상 ‘코드인사’로 단행해 검찰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했다는 논란을 일으켜 현재 감찰을 받고 있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52·29기)이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해 크게 논란이 됐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으로 칭하며 응원의 글을 올리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을 올려 “성인 남성 두분을 동시에 추행했다”며 박 전 시장의 성범죄 의혹을 옹호해 논란이 된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45·34기)가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1·2·3·4차장검사 자리에 호남 출신이거나 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각각 배치되는 등 친정부 성향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중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검찰 내부망에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분개한다”며 “그 방식에 기생하려는 몇몇 인사들 또한 검사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던 이영림 서울남부지검 공보관(47·30기)은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되는 등 정부 정책에 쓴 소리를 내 온 검사들은 상당수가 좌천성 인사를 받아들었다.
이 같은 인사를 두고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 A씨는 “어느 정부마다 인사가 편향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특히 이번 인사는 더욱 노골적으로 보인다”며 “직책에 맞는 경험과 실력을 갖춘 검사들이 제대로 보직을 받게 된 것인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B변호사 역시 “검찰개혁을 주장하던 정부가 결국엔 인사권을 휘둘러 검찰을 ‘시녀화’한 것”이라며 “누가 정부에 맞서는 수사를 할 것이며 올바른 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검찰 안팎에서 편향된 인사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날 추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인사를 자평했다.
이날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형사 공판부에 전념해온 우수 검사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드리고자 노력했다”며 “조직의 공정과 정의가 있어야 하는 일에도 공정과 정의에 매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한 두건의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돼 왔다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속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 총장과 함께 특수사건을 수사해 온 검사들을 겨냥한 메세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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