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한 뒤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리조트로 이동해 만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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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임 소식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로이터와 교도 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햄프셔주 유세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의 좋은 친구인 아베 총리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며 "소식을 듣고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그가 물러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는 일본을 매우 사랑한 총리였다. 곧 전화 통화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트위터를 통해 "아베 총리의 사임은 슬픈 일이지만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 친구, 건강을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후보는 전임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으로 지내 아베 총리의 재임 기간과 겹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래 앓아온 지병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직무를 계속하기 어렵다며 총리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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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은 아베 총리를 오래 괴롭혔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처음 총리직에 올랐다가 1년 뒤 같은 병을 이유로 사임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12월 재집권한 뒤 7년 8개월 가량 총리직을 수행해오며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웠지만 병이 재발해 다시 물러나게 됐다.
아베 총리는 미국 지도자들을 극진히 대접하는 이른바 '친밀 외교'로 미·일 동맹 강화를 꾀했다.
미국 대통령 교체 시기에는 두달 간격으로 전임과 후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퇴임을 목전에 둔 오바마 대통령과 2016년 12월 말 진주만을 방문해 공동 헌화하고 2017년 2월 10일 미국으로 달려가 막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계에 공을 들였다.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이동해 함께 골프를 쳤다. 이후 두 정상은 재임 기간 동안 골프 라운딩만 5차례 함께 했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개인적 취향을 고려해 도쿄 전문 음식점에서 비공식 만찬 자리를 마련한 것도 아베식 외교의 특징이다.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밥을 대접하기 위해 도쿄 긴자(銀座)의 전문점에서 비공식 만찬을 가졌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도쿄의 철판구이 전문점에서 비공식 만찬 자리를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에 와규 전문점을 택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바이든 부통령과도 수차례 접견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13년 싱가포르에서 만나 안보 현안을 협의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냈다. 아베 총리는 2016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는 바이든 부통령을 직접 만나 거듭 양해를 구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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