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아파트PIR, 경기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아
소득 제자리인데 갑자기 오른 경기도 집값
중저가 상승세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안좋아 하락 우려 있어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경기도 ‘KB아파트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8.0을 기록했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아파트값이 연 소득의 8배임을 뜻한다. 소득을 모두 모았을 때 8년이 걸린다는 의미기도 하다.
해당 값은 200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았다. ‘KB 아파트 PIR’은 KB국민은행에서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 매매에 나선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다. 주택 가격은 주택담보대출 실행시 조사된 아파트(담보물) 중위 가격, 연소득은 해당 대출 가구의 연소득 중위값이다. 실제 대출 현장을 반영한 지표이기 때문에 ‘실질PIR’으로도 불린다.
2분기 기준 경기도 아파트의 소득 대비 집값이 8배로 2008년 이후 최대치로 집계됐다. 사진은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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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전 분기 대비 1.8% 올랐는데 아파트값 18.7% 올라경기도 아파트는 2분기에 갑자기 매수가 더 어려워졌다. 소득이 제자리인데 집값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경기도에서 주담보 대출을 받은 아파트 중윗값은 2억8634만원, 연 가구 소득은 4190만원으로 PIR이 6.8이었다. 그런데 2분기 소득은 4264만원으로 1.8%가 올랐는데, 아파트값이 3억4000만원으로 18.7%나 급등했다. 1분기만에 경기도 아파트를 사려면 소득을 모두 모아도 1.2년이 더 늘어나게 됐다.
반면 이 사이 서울의 PIR은 줄었다. 경기도와 반대로 주담보실행을 받은 아파트 중위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에서 KB국민은행에 1분기 담보로 잡힌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7억2500만원이었는데 2분기에는 6억2000만원으로 내려갔다. 연소득도 같은 기간 6181만원에서 5443만원으로 줄어들면서 PIR이 11.7에서 11.4로 내려갔다.
시장에선 서울지역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로 거래가 줄어든 반면, 중저가 아파트로 30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물인 아파트값의 ‘가운데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갭투자를 막은 6·17 규제가 나온 6월부터 8월까지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노원구(7.51%), 강북구(6.28%), 도봉구(5.80%), 성북구(5.51%)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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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자, 지리적으로 인접한 경기도권 아파트값은 덩달아 상승했다. 6월부터 8월까지 두달 간 수도권에선 남양주(5.61%), 광명(5.55%), 구리(4.42%)에서의 오름세가 돋보였다.6·17서 규제지역 비껴간 김포는 한 단지서 아파트 100건 이상 거래도규제지역에 지정되지 않은 김포는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8일 기준, 6월17일부터 현재까지 김포지역에서 무더기 매매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기간 100건 이상 매매 계약서를 쓴 곳도▷한강센트럴자이 1단지(177건)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2차(167건) ▷풍무푸르지오(157건) ▷힐스테이트리버시티2단지(146건) ▷김포캐슬앤파밀리에시티1단지(143건) 등 10개 단지에 이른다.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값도 수천만원씩 올랐다. 풍무푸르지오 72㎡는 6월 16일엔 14층이 4억8300만원에 팔렸는데, 이달 15일엔 5억7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신고가는 7월 29일 팔린 5억7800만원으로 두달 새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김포캐슬앤파밀리에시티 1단지도 80㎡가 22일 5억6838만원 신고가에 팔렸는데, 6·16 이전 5억1000만원대에서 5000만원 이상 몸값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추격 매수는 유의해야 한다고 전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정부 규제도 심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전반의 상황도 좋지 않다”면서 “주택 시장에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매수에 나서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중저가 주택 상승세가 아직 나타나고 있지만, 이 현상이 이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거래가 줄면서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 수 있어서 8월 중반 이후 수치를 9월에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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