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KB 주택가격동향 분석
대형아파트 평균 매맷값 20억 첫 돌파
소형·저가 아파트 오름폭 2년간 37.8%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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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쏟아냈지만 초고가 아파트에서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면서 2년 새 3억원 가까이 뛰었다. 그런 와중에 서울의 소형·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 속도는 고가 아파트값 상승 속도를 넘어섰다. 서울의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낮아진 것이다.
결국, 서울 집값은 중대형, 소형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8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35㎡·41평 초과) 평균 매매가격은 20억2692만원으로 집계돼 처음 2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 1월 이후 최고가다. 1년 전(18억5538만원)과 비교하면 9.2%(1억7154만원) 올랐고, 2년 전보다는 16.7%(2억9050만원) 상승했다.강북 대형 평균 15억원…서울 전체 평균은 20억원지역별로는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5억1213만원으로 집계돼 이달 처음으로 15억원을 넘겼다. 4년 전 이미 15억원 선을 넘은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의 평균 매맷값은 21억8988만원으로 조사됐다. 6억원 정도가 차이나는 셈이다.
강북에선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대형 아파트가 평균 매맷값을 견인했다.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138.08㎡는 이달 11일 20억6000만원(13층)에 매매돼 처음 20억원을 넘겼다. 해당 평형은 작년 6월(15억원·7층)과 비교하면 4억4000만원 올랐고, 한 달 전(19억원·17층)보다 1억6000만원 ’상승했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의 경우 170.98㎡가 지난달 29일 32억4000만원(16층)에, 195.2㎡가 이달 1일 36억9000만원(13층)에 각각 매매됐으며 신흥 고가 아파트로 떠오른 트리마제 136.56㎡는 지난달 26일 40억5000만원(44층)에 거래를 마쳤다.
강남 지역에서는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서초·송파구의 대형 아파트들이 평균 매맷값을 끌어올렸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2차 140.9㎡(전용면적)는 작년 4월 25억원(17층)에 매매됐던 것이 이달 11일에는 30억5000만원(8층)에 거래돼 1년 4개월 만에 5억5000만원이 올랐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45.05㎡는 작년 6월 32억∼35억원에 거래된 뒤 이달 10일 39억원(39층)에 매매 계약서를 써 1년 2개월 만에 4억∼7억원이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5.92㎡는 지난달 5일 41억원(22층)에 매매가 이뤄져 작년 6월(36억원·8층)보다 5억원, 2년 전인 2018년 8월(33억원·22층)보다는 8억원이 뛰었다.소형·저가아파트 2년간 37.8% 올랐다소형·저가아파트의 오름폭은 더욱 가파르다. 고가 아파트값이 12.9% 오른 1년 동안 저가 아파트값은 19.5% 상승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상위 20% 평균가격이 21.5%(3억3350만원) 오르는 사이 하위 20% 평균가격은 37.8%(1억1813만원) 올라 저가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고가 아파트값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달 서울의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37로, 1년 전(4.62)보다 0.25 내려갔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1년 사이 5분위 배율이 떨어진 곳은 서울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서울 아파트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1년 전보다 19.5%(7028만원) 상승한 4억3076만원으로, 올해 6월 4억원을 돌파한 뒤 불과 2개월 만에 6.8%(2747만원) 더 올랐다.
불과 1년 전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를 한 채 사려 했다가 미룬 사람은 그동안 7000만원을 모아야 같은 집을 살 수 있고, 2년 전 같은 결심을 미룬 사람은 1억2000만원 가까이 자금이 더 필요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20∼30대가 '패닉 바잉'(공황 구매)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다수 매입하고 있어 서울에서 저가-고가 아파트값 격차는 더 좁혀지는 키맞추기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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