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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바이든 모두 전략 재정비…주한미군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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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인 ‘미국 대외정책’ 전망

‘신냉전론’ 트럼프, 중국 체제 공격

바이든은 다자협력으로 포위 예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당대회를 통해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되면서 오는 11월 3일을 향한 미국 대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외정책 외양은 극과 극이다. 트럼프 캠프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외 주둔 미군을 복귀시키고, 동맹국들로부터 방위비를 더 받아내며 중국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92쪽 분량의 대선 정강·정책에서 미국의 동맹 회복과 다자주의 체제 복원을 약속했다. 한반도 문제를 놓곤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교 캠페인을 펴겠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29일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5명에게 차기 미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전망과 한국 정부의 과제를 물었다. 트럼프건 바이든이건 모두 한국엔 숙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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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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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김정은 만남은 기대 못해

Q : 미·중 경쟁 속 누가 더 한국을 압박할까.

A :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트럼프는 중국 체제와 주권을 공격하는 신냉전론자인 반면, 바이든은 인권 문제 등 특정 행동을 문제삼는다는 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이든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설정한 후 다자 협력체제로 중국을 포위할 거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한국은 누구 편인가’라는 노골적인 말은 당연히 트럼프가 할 것이다. 반면에 바이든 정부는 말은 부드러워도 조직적으로 압박해 올 것이라 미국 중심 질서에 한국을 편입하는가 마는가가 문제 될 것이다. 따라서 압박 강도엔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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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VS 바이든 대외정책 비교_트럼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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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트럼프 재선 땐 주한미군 감축이 빨라지리라는 우려가 있다.

A :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트럼프는 한·미동맹에 대한 이해가 없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충분히 가능하다.

▶전재성=트럼프건 바이든이건 미국이 동아시아 전략을 수정하면서 주한미군의 목적을 대북에서 대중 견제용으로 변화시킬 때 한국은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미국의 어느 정권이든 주한미군의 감축과 전환은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현재 미군 배치는 한국전쟁 이후 냉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 미·중 전략 경쟁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아서다.

Q : 트럼프 정부 2기가 될 경우 북한 비핵화 협상 전망은.

A : ▶천영우=한국 정부 입장에선 트럼프를 움직이기가 수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북한 비핵화에서 성과가 난다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거나 한·미동맹을 흔들 수 있다.

▶김성한=큰 틀에서 봤을 때 트럼프건 바이든이건 대북 봉쇄전략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트럼프 2기에서 북한 문제는 미·중 문제의 하위 개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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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VS 바이든 대외정책 비교_바이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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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바이든 정부가 될 경우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까.

A : ▶김성한=바이든이 김정은과 조건 없이 만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제재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경제 제재와 관련해선 바이든이 더 적극적으로 구사할 것이다. 또 바이든은 대북 협상을 장기 과제로 보고 우선순위 안에 두지 않을 수 있다. 북한 문제를 바이든 정부의 초기 어젠다로 끌어올리는 게 한국의 과제다.

▶전재성=바이든은 트럼프에 비해 중국과 북핵 문제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인내 2.0’으로 가기엔 북한 핵이 너무 고도화됐다.

“한국정부, 지소미아 카드 접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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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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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대북 정책 방향은.

A : ▶전재성=남북 관계가 아니라 대미 외교에 올인해야 한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합 이후 한·미 간 등장한 첫 민주당-민주당 조합이다. 북한 인권 문제 등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 모든 대미 외교 전선에서 일대일로 붙어 설득할 논리를 개발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천영우=지금 상황에선 김정은도 한국에 기대하는 게 없다. 한국이 미국을 움직이거나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걸 알아서다. 대북 레버리지를 되살려야 하는데 현 정부는 북한 고통의 경감이 미국의 정책 목표인 비핵화보다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병연=남북 경협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안 된다. 한·미 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Q : 누가 한·일 갈등 중재에 더 적극적일까.

A : ▶김성한=미국의 중국 봉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미·일 안보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개입할 것으로 본다. 이때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자꾸 꺼내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소미아 카드는 접어야 한다.

▶전재성=트럼프는 동아시아 구도에 대한 이해가 없고 잘 몰라서 개입하는 것을 피곤해했다. 반면에 바이든은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대중 공동전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한·일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한편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인 모닝컨설트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28일 실시 미국 전국 조사)에 따르면 전당대회를 거치며 지지율을 높이는 ‘전당대회 효과’는 트럼프가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전당대회 이전 바이든과의 격차였던 10%포인트(바이든 52% 대 트럼프 42%)를 대회 후 6% 포인트(바이든 50% 대 트럼프 44%)로 줄였다.

이유정·김다영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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