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홍남기 '대책 8주 효과' 약발 먹힐까…집값 변곡점 '촉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10대책 7주만에 집값 보합 근접…거래량 줄고 급매물 늘어

정부 "대책 8주 뒤 효과 본격화"…마이너스 진입시점 촉각

뉴스1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News1 김진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7·10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7주 만에 고공 행진하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보합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정부의 전망대로 '대책 8주 효과'로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24일 기준)은 전주(0.02%)보다 0.01%포인트(p) 둔화된 0.01%를 기록, 보합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7·10 대책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대책 직전 0.11%까지 올랐다가, 대책이 발표된 후 7주 차인 현재까지 계속 둔화(0.11%→0.09%→0.06%→0.04%→0.04%→0.02%→0.02%→0.01%)해 조만간 마이너스(-) 진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감정원은 "부동산 3법 시행,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영향 등으로 거래가 감소하며 상승세 둔화되고, 일부 고가 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해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개월간 오름세를 지속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대책 7주 만에 보합권으로 내려앉아 하락 진입이 임박하면서, 정부의 '대책 8주 효과' 발언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큰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 8주 정도 (지나) 갔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며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정책 효과가 작동된다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그동안의 부동산 규제 경험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앞선 고강도 대책 중 하나인 9·13대책(2018년) 전후를 분석해, 규제 영향이 매도·매수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6주~8주가량 걸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보다 앞선 고강도 대책인 8·2대책(2017년) 때엔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0.33%→-0.03%)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일정 '관망 기간'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16 대책 때도 9·13대책과 비슷한 시차를 두고 집값이 움직였다. 대책이 발표된 뒤 집주인들이 일정 기간 버티기에 나서면서 상승세가 지속했으나,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고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집값은 보합으로 내려앉았고 이후 하락 전환했다.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주택시장도 앞선 규제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을 최고 6%로 높이고, 양도소득세율(최고 70%)과 취득세(최대 12%)까지 높여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자 기승을 부리던 투자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집값 상승 불안감에 맹목적으로 집을 사들였던 실수요자도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매수 타이밍을 조율하는 모습이다.

6월과 7월 각각 1만건을 훌쩍 넘어섰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엔 집계 중반을 넘긴 현재(28일 기준) 1923건에 머물러있다. 실거래 신고기한을 고려해도 이달 총거래량은 7월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수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강남권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최대 1억원 값을 낮춘 급매물도 속속 발견된다. 강남구 개포동에선 성원대치아파트 전용면적 49㎡주택형이 종전 최고 호가(14억3000만원) 대비 1억원 가량 값을 낮춘 13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8억6000만원까지 호가하던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 28㎡도 8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가 본격적으로 효력을 보이고,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집값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이번 규제로 다주택자의 실익이 사라지면서 투자수요가 걷히는 등 이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재확산이 심화할 경우 집값 하방압력은 더욱 커져 보합(0)이나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