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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음주운전 사고로 母 사망·父 중상인데 CCTV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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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주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아들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부실한 초동 수사를 한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속도로 음주 사상사고 초동수사 미흡한 경찰과 파렴치한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지난 6월 22일 새벽 1시 40분쯤 평택파주고속도로 동시흥JC분기점 부근 2차선에서 정주행 중이던 부모님의 차량을 혈중알코올농도 0.143상태의 운전자가 시속 190km로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고로 조수석에 계시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운전석에 계시던 아버지는 심한 척수손상으로 현재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아 평생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쓴이는 경찰의 부실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담당 조사관에게 정확한 사고 경위를 물었으나 조사관은 가해자 진술만을 토대로 사고 상황을 파악한 상태였고, 결국 자신이 "완전히 망가진 저희 차량을 찾아가 다 찌그러진 차를 한참 뒤져서 블랙박스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고 장소 폐쇄회로(CC)TV 확보 및 뺑소니 여부와 관련해서는 "직접 사고장면이 담긴 블랙박스를 몇 번이고 돌려보며 정확한 사고 위치를 찾아 사고장소에 고속도로 CCTV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담당조사관에게 CCTV 확보를 요청했다"며 "며칠 후 조사관은 CCTV 영상을 확보하였으며 태연하게 추가로 뺑소니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 피해자의 가족이 끔찍한 사고의 흔적들을 뒤져가며 조사를 요청해야 하고, 그제야 경찰에서 확인조치가 이뤄지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청원인은 글 말미에 "가해자는 CCTV 영상 확인 후에도 뻔뻔하게 뺑소니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른바 '윤창호법'을 발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주운전 사상사고 가해자의 처벌이 가벼운 것이 너무나도 개탄스럽다"며 "가해자에게 정당한 법에 의거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주시고, 처음부터 본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조사하지 않고 미흡한 조처를 한 관련자들 또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사고는 온라인상에서 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청원 글의 링크가 공유됐으며, 지난 30일 오후엔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트위터 코리아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은 입을 모아 "가해자가 꼭 죗값을 치루길 바란다"(the1****), "자녀분이 슬픔에 잠겨 넋 놓고 가만히 있었으면 가해자는 단순음주사고로 벌금 하나만 내고 끝났을 것 아니냐. 뺑소니 여부가 있고 없고가 얼마나 다른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게 경찰 아닌가. 경찰의 존재 이유는 대체 뭐냐"(ejzn****)며 가해자와 경찰을 비판했다. 몇몇 누리꾼은 "눈물 난다. 이 청원 널리 퍼뜨리자"(dust****)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약 12만7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 명까지는 약 7만3000여 명이 남은 셈이다.

한편 경찰 측은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현장에 있어 도주에 대한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으며, 음주운전 등 사고 사실도 인정해 피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가해자는 지난 21일 검찰에 구속 송치된 상태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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