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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미혼·유모차·저출산은 성차별 단어”…시민이 만든 성평등사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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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변화에도 성차별 단어 여전

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시즌3 발표

중앙일보

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시즌3.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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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형·저출산·양자·유모차·미숙아·첩….’

그동안 성차별 단어라고 많이 소개됐지만, 여전히 일상 속에서 쓰이거나 법령·행정용어 및 서식 등에 그대로 남아 있는 단어들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1일 법령·행정 용어와 서식 등에 쓰이는 성차별 단어를 시민의 제안으로 바꾼 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시즌3를 발표했다. 지난달 5~11일 821명의 시민이 1864건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2018년, 2019년에 발표됐다.

시민들은 ‘학생의 아버지나 형이라는 뜻으로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는 말’인 ‘학부형(學父兄)’에 대해 “학생의 보호자가 아버지와 형만 되냐”며 ‘학부형’을 ‘학부모’로 개선하자고 했다. 이 단어는 경찰의식규칙 등에서 쓰인다.

최근 ‘저출산(低出産)’이라는 용어 대신 ‘저출생(低出生)’을 쓰는 곳이 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등 법령 용어에는 그대로 남아 있다. 출산율 감소와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어 개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또 행정 서식에서 쓰는 ‘자(子)·양자(養子)·친생자(親生子)’는 딸을 포함하는 ‘자녀(子女)·양자녀(養子女)·친생자녀(親生子女)’로, ‘미혼(未婚)’은 ‘비혼(非婚)’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많았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유모차(乳母車)’도 성차별 용어로 지적됐다.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며 유아가 중심이 되는 ‘유아차(乳兒車)’로 법령에서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이 제안한 법령·행정 용어 개선안은 미숙아(未熟兒)→ 조산아(早産兒), 도농자매결연(姊妹結緣)→도농상호결연 등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에서 유흥종사자의 범위를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인 유흥접객원”으로 정의한 것이나 군 인사법 시행규칙에서 현역 복무 부적합자 기준 중 하나로 ‘첩을 둔 사람’을 제시한 부분은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서’에 세대주와의 관계를 ‘본인’, ‘처’, ‘자’로만 구분해 적도록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남성 중심적 행정 서식으로 이것을 ‘본인’, ‘배우자’, ‘자녀’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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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시즌1.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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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평등언어사전 시즌2.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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