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파벌 지지 업고 이미 표 과반 확보
아베노믹스 계승 의지···한일 갈등 계속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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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2일 공식 선언했다. 자민당 주요 파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세론을 굳힌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저녁 스가 장관은 출마를 선언하며 “(아베 정권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고,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논의의) 활로를 개척하고 싶은 마음은 아베 총리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포스트 아베’ 경쟁의 대진표는 스가 장관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3파전으로 확정됐다.
현재로서는 스가 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스가 장관이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8명)과 아소파(54명) 등 이미 확보된 표만 해도 294표에 달한다. 차기 총재가 되기 위해선 자민당 의원과 47개 도도부현지부연합회 대표 등 총 535표 중 268표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이미 훌쩍 넘긴 것이다. 게다가 양원(참·중의회) 총회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선거는 일반 당원의 여론이 반영되기 어려워 깜짝 역전극은 없으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사히TV는 이런 상황을 두고 “막이 오르기도 전에 극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스가 장관의 당선은 곧 ‘아베노믹스 2.0 시대’의 개막으로 이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내각의 대변인으로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적극 홍보해온 그가 정책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날 스가 장관은 아베노믹스는 “경제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한 정책”이며 “거품경제 붕괴 후 (일본 경제를)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린 (아베 정권의) 대단한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 장관의 당선 시) 대규모 양적완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정권 당시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일 관계에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스가 장관은 한국에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가 장관은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한국이 대책을 가져오라”며 악화한 한일관계의 책임을 한국에 떠넘긴 바 있다. 다만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한일관계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자민당은 이날 임시 총무회를 열어 총재 선거와 관련해 8일 고시하고 14일 투개표를 하는 일정을 확정했다. 일본 여야 역시 오는 16~18일 임시 국회를 열고 16일 새 총리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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