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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떨어진다" vs "오른다"…눈치싸움 극심 '무게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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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 같은 아파트에서도 수요 움직임 따라 집값 오르락내리락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 장세…매물 적체되면 집값 하락 불가피"

뉴스1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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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장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집주인과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한 동네, 심지어 같은 아파트 내에서도 집값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나는 등 혼조세가 이어져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망 짙어져 '거래절벽'…매수세 꺾여 강북은 '매수자우위' 전환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 영향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 8월 거래량은 집계 중반은 넘긴 현재(9월3일 기준) 2850건에 머물러 있다. 7월 거래량(1만619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실거래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을 고려해도 지난달 총거래량은 7월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름 내내 뜨거웠던 매수세도 눈에 띄게 사그라든 모습이다. KB부동산 조사에서 7·10 부동산대책 직전 154.4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후 8주 연속 둔화해 101.5까지 떨어져 기준선(100)이 임박했다. 강북 지역은 이번 주 99.3을 기록, 12주 만에 먼저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강남도 103.4로 기준선에 근접했다.

이 지수는 KB가 협력 부동산중개업체를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설문해 산출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됐으나, 이달 들어 매수자 우위로 무게 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매수 문의가 전반적으로 줄면서 집값 상승률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이번 주(31일 기준) 0.01%를 기록해 보합권으로 내려앉았다.

KB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부동산 관계 법령 통과로 6·17, 7·10 대책 등의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도·매수자 힘겨루기로 집값 혼조…매수 움직임에 집값 좌우

일부 지역에선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주택형은 지난달 초 22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호가가 23억원 이상으로 뛰었다가 매수세가 붙지 않자 이달 호가가 22억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인근 개포동 성원대치아파트 전용 49㎡는 14억5000만원까지 호가하다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13억원 중반에도 매물이 나온다. 반면 옆 동네 도곡렉슬 아파트의 경우 아직 매수세가 뒷받침되면서 호가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 내에서도 수요자의 움직임에 따라 집값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면적 106㎡는 31억원까지 호가했으나,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28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온다. 그러나 전용면적 84㎡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돼 여전히 강보합세를 보인다. 인근 반포자이도 매수세가 주춤한 대형 주택형에선 호가 하락 움직임이 있고, 중소형은 매수세가 남아있어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을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 장세로 보고 있다. 매도자가 값을 낮춰 매물을 내놓더라도 매수자가 버티면 호가가 추가로 내려가고, 반대로 매수자가 참지 못하고 달라붙으면 호가가 더 오르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물이 적체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집값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을 보면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에선 세금 규제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낮추는 등 매도 문의가 늘면서 중심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인다"며 "이 상황에서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고 매물이 하나둘 적체되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 지역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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