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의원 "4대강 유역만 보면 더 줄었을 것" 주장
환경부 "강우량 감소로 수해 발생 건수 줄어든 탓"
지난 4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강원 고성군 가진항에서 육군 22사단 전승대대 장병들이 수해 잔해물과 집기류를 정리하고 있다. 고성=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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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수해 규모가 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4대강 사업의 '보' 설치 이후 재해대책비가 이전에 비해 5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해당 기간 집중호우 발생 차이로 인해 벌어진 착시효과라고 반박한다. 환경부는 이번 홍수기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4대강 보의 홍수 예방 효과 유무를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6일 구자근 국민의 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받은 '태풍ㆍ호우 피해복구 재해대책비 배정 현황'에 따르면 4대강에 보를 설치하기 전인 2008~2011년 4년간 해당 비용은 연평균 1,498억원이었다. 2008년 510억원, 2009년 2,629억원, 2010년 1,288억원, 2011년 1,564억원이었다.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근거해 매년 일정 규모의 목적예비비 중 일부를 태풍, 호우, 가뭄, 지진, 폭설, 강풍, 해일, 전염병 등 다양한 재해의 피해 복구를 위한 재해대책비로 쓰고 있다.
구 의원은 이 집중호우 관련 재해대책비가 4대강 보 설치 이후 뚝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2012~2019년 8년간 연평균 296억원으로 이전의 20%가량으로 감소한 것이다. 구 의원은 "보가 설치돼 있는 4대강 유역만 분석한다면 피해액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인 보 설치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총 16곳에 3조9,987억원을 투입해 진행됐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수해 피해가 커지자 여야가 4대강 사업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이포보가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여주=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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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그러자 4대강 보 설치와 재해대책비 감소간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이날 즉각 반박했다. 환경부는 "재해대책비 감소는 4대강 사업 완료 후 여름철 강수량이 현저히 줄었고, 이로 인한 호우 피해 발생건수 자체가 감소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착시 효과지, 보의 홍수 예방 효과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여름철 연평균 강수량은 4대강 사업 완료 전(2008~2011년) 777㎜에서 완료 후(2012~2018년) 566㎜로 줄었다. 연평균 호우 피해 발생건수도 4대강 사업 완료 전후를 기점으로 25.7건에서 5.4건으로 급감했다.
4대강 보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 분석할 기회"라고 재조사를 주문한 상태다. 환경부는 "과거 자료는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효과에 대해 홍수 상황을 가상으로 모의해 예측한 결과"라며 "이번 홍수기에 4대강 보의 운영 현황, 하천의 수위, 유량 등 실측 데이터를 분석해 실증ㆍ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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