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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전공의 8일 오전 7시 진료 복귀, "2주내 의대생 국시 해결 안 되면 단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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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재논의'란 1차적 명분 위해 복귀 선언하는 것"

전공의들이 지난달 21일 시작한 18일간의 단체행동을 끝내고 8일 오전 7시 진료 현장에 복귀한다. 의료진 부족으로 환자 진료와 수술 등에 차질을 빚은 병원 운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공의들은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이 구제받지 못할 경우 단체행동 수위를 높여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의·정 합의안 관련 대전협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전협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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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후 1시 대회원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8일 7시 단체행동 단계를 1단계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던 단체행동은 일단 잠정 중단된다.

앞서 대전협 비대위는 6일 오후 비공개회의를 열고 파업중단을 결정했지만,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박지현 위원장은 6일 소셜미디어(SNS) 라이브를 통해 “단체행동을 유보한다”며 “의사협회와 정부의 날치기 서명으로 단체 행동의 명분이 흐려졌다”고 말한 바 있다.

대전협에 따르면 단체행동 로드맵은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전공의 전원이 업무에 복귀하되 각 병원 비대위를 유지한다. 2단계로 격상되면 필수 유지 업무와 코로나 관련 업무 외 업무를 중단한다. 최고 수준인 3단계에는 전공의 전원이 업무를 중단하며, 코로나 관련해선 자원봉사 형태로 업무를 이어가게 된다.

박 위원장은 “투쟁이 끝난 게 아니라 여차하면 다시 총파업을 보여줄 비상단계를 유지한다”며 “감시체계를 통해 단계적인 파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파업을 중단하더라도 의료정책 정상화 상시감시기구를 설립해 정부의 정책 추진 여부를 계속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기구는 대전협 비대위 7명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교수 2명, 대한의사협회 임원 2명, 법조인 2명, 대전협 추천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 2명 등으로 꾸린다. 박지현 위원장은 “365일 상시로 협의문 이행을 감시하고, 새로운 법안을 감시하기 위한 기구”라며 “매달 대전협 및 의협에 정책·법안에 대해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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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박지현 전공의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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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단체행동을 중단하지만, 향후 언제라도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정부·국회의 불성실한 이행이 확인되면 더 큰 명분을 위해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원점 재논의 명문화’라는 1차적 명분 해결 위해 복귀를 선언하는 것이지 단체행동이 중단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 다음번에 다시 의대생과 힘 합쳐나올 땐 의료개혁이란 더 큰 명분을 위해 더 굳은 결의 가지고 싸울 것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숨고르기 하는 것으로 생각해달라”며 “정부 방침과 졸속 합의에 대한 패배·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잠시 명분을 쌓기 위한 숨고르기 시간으로 생각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이전에 파업했던 시스템을 학습했으므로 언제든 나올 수 있단 점을 알고 있고 더한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 구제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 보호는 당연한 전제”라며 “2주 내 (의대생) 시험을 재응시시키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연주 부회장도 “해결할 방법을 정부와 의협 등에 요청, 압박할 예정이고 피해 보는 학생이 생기는 즉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단체행동 수위를 격상하고 다 함께 힘을 합쳐 의료개혁 운동을 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서 부회장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충분한 정부 측의 반영, 합의 이행이 없을 경우 더 강하고 더 큰 힘을 보여주기 위한 명분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현 위원장을 포함한 대전협 비대위 집행부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집행부가 총사퇴한다. 회장 임기도 임기 종료에 따라 마무리한다”며 “전공의 단체 행동과 관련해 모든 것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 최대집 회장의 졸속 합의 이후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절제를 위해 숨 고르기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고 했다”며“모든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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