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호 태풍 잇따라 강원 동해안 덮쳐 피해 상인들 '망연자실'
강릉 진안상가 또 물에 잠겨 |
(강릉·삼척=연합뉴스) 배연호 양지웅 기자 = "나흘 전 피해도 아직 복구가 막막한데 다시 물이 들어차니 태풍이 그저 원망스럽습니다."
7일 오전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강원 동해안에 거센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자 나흘 만에 다시 침수 피해를 본 지역 상인들은 그저 깊은 한숨만 내 쉬었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물바다가 됐던 강릉 경포 진안상가는 호숫물이 넘쳐 다시 침수 피해가 났다.
근처 대형 호텔 인근부터 공영주차장까지 상가 대부분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공무원들은 대형 펌프 3개를 동원해 물을 다시 호수로 빼내려고 애썼고 소방대원들도 펌프차로 힘을 보탰지만 쏟아지는 빗물이 워낙 많아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침수 피해를 막아라 |
횟집, 식당, 카페 등 대부분 상가는 피해에 대비해 바닥의 집기류 등을 테이블 위로 올리고 문을 굳게 닫았다.
물은 금세 식당 밖 수조 절반 높이까지 차올랐다.
몇몇 상인은 가게가 걱정되는지 현장을 찾았다가 다시 물바다가 된 상황에 헛웃음을 지었다.
한 상인은 "허벅지가 따가울 정도로 세찬 빗줄기를 맞는데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에 궂은 여름 날씨가 겹쳐 대목 장사를 망쳤는데 하늘이 야속하다"고 토로했다.
나흘 전 태풍으로 쑥대밭이 됐던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에도 하이선이 다시 강타해 피해가 속출했다.
삼척 임원항 덮치는 파도 |
임원항에는 이날 오전부터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왔다.
파도는 방파제를 순식간에 넘어 내항에 피신해 있던 어선들을 덮쳤다.
하이선은 장대비와 함께 강풍을 동반했다.
주민 이종근(62)씨는 "키 180㎝에 몸무게 80㎏인 나도 서 있는 것이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고 말했다.
방파제를 넘은 파도는 마이삭으로 침수됐던 횟집 등 상가를 다시 집어삼켰다.
주차장 등 시내 도로는 어른 무릎 위까지 바닷물이 차올랐다.
임원항은 지난 3일 마이삭으로 대게 직판장이 완전히 부서지고, 어선 20여 척이 반·완파되는 피해를 본 바 있다.
이씨는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4일부터 주말까지 항구와 거리에 쌓여있던 어구 등 쓰레기를 간신히 치웠는데, 또다시 할퀴고 간 태풍 하이선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허탈해했다.
삼척 임원항 도로 침수 |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강릉 267.9㎜, 양양 강현 239.5㎜, 고성 간성 232㎜, 속초 221.2㎜, 삼척 179.5㎜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는 한때 시간당 7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으나 빗줄기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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