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기점으로…美, 본격적인 '대선정국' 진입
트럼프 "멍청하다" Vs 바이든 "대통령 자격 없어"
'6개 경합주' 둘러싼 두 후보 간 '기 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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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9월 첫째 주 월요일. 4년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해의 미 노동절은 통상 ‘민심의 변곡점’으로 불린다. 노동절 표심이 향후 대선결과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채 두 달을 남기지 않은 이날을 기점으로 미국은 완연한 ‘대선정국’으로 돌입한다. 그만큼 공화·민주 양당 후보들의 ‘입’은 더욱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어김이 없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위) 대통령과 그를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아래) 대선후보는 노동절 공휴일인 7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졸린(sleepy) 조, 숨는다는 뜻의 ‘하이드(hide)’와 바이든(Biden)을 섞은 조 하이든(hiden) 등의 별명을 넘어 ‘멍청하다’ 등의 거친 언사를 동원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바이든 후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비(非) 미국적’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 등으로 몰아붙이며 맞받았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대선 레이스의 막이 본격화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무능력자’ 프레임에 가두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싸잡아 “미국을 망치고 경제를 망칠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후보를 ‘미 상원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으로 몰아갔다. 바이든-해리스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백신을 반대하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 이는 과학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바이든의 계획은 모든 경제를 셧다운 하는 것”이라며 “그는 수천만 명의 근로자들을 해고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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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악재 중 하나인 이른바 ‘미군 전사자 폄하’ 발언 의혹을 집중 파고들었다.
그는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swing states)인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에 복무한 누구도 패배자가 아니다”며 “만약 군인을 그런 식으로 부른다면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앞서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지난 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들’ ‘호구들’로 묘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참전용사 등에 대한 예우를 매우 중시하는 미국에서, 그것도 대통령의 발언이었던 만큼 파장은 만만찮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조에 관심이 없다. 오직 주식시장을 살리는 것만이 그의 최우선 생각”이라고 지적한 뒤, “월가(街)의 주식시장이 미국을 세운 게 아니다. 노조가 이뤄낸 위대한 중산층이 미국을 만들었다”고 노동계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향후 ‘경합주’를 둘러싼 두 후보의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을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11일 펜실베이니아를 다시 찾을 방침이다. 미 대선은 사실상 6개 경합주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캘리포니아주 등 동·서부는 민주당이, 텍사스·켄터키 등 남·중부는 공화당이 이미 장악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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