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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트럼프가 사탕을 건네자...독살 우려한 김정은 주저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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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이 8일(현지 시각) 발간된 회고록 ‘나의 의견’(Speaking for Myself)에서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독살을 우려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건넨 사탕을 받아 먹을지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2017년 7월부터 약 2년 동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내며 겪은 일을 회고록에 담았다.

    조선일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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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더스는 12장 중 6장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한 장을 할애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비화를 소개했다.

    ◇ “김정은, 독살 우려해 트럼프가 건넨 사탕 먹을까 주저”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오찬을 시작할 때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민트 사탕 ‘틱택’을 건네며 “틱택?”이라 물었다. 김정은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망설였다고 한다. 샌더스는 “김정은이 그것이 독살 시도일까 우려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안심시키기 위해 입김을 내뿜으며 사탕 몇 개를 입에 털어넣었고, 김정은은 그제서야 마지 못해 틱택을 집어 먹었다고 한다. 오찬 동안 두 사람은 골프, 여자 축구, 김정은이 좋아하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샌더스는 전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공동성명에 서명하기 직전 북한 측 인사가 김정은이 사용할 펜을 미리 검사하기도 했다고 샌더스는 회고했다. 서명장에 북한 측 인사 한 명이 먼저 들어와 흰 장갑을 끼고 김정은이 쓸 펜에 장치가 돼있지 않은지 살폈다고 한다.

    ◇ 싱가포르 총리 “김정은, ‘딜 만들기' 원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먼저 만났다. 회고록에 따르면 리셴룽 총리는 이어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이 협상에 도달(make a deal)하고 싶어한다”고 김정은의 의중을 전했다. 리셴룽은 또 “김정은은 수다스러웠다(chatty)”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을 직접 방문했던 리셴룽은 방문 당시 김정은이 “국제적인 제재가 북한 정권을 약화시켰다는 인식에 민감했다”고 전했다.

    ◇ “정상회담은 우스개에 지나지 않았다”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들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로 향하던 당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핵 외교의 특성상 우리 모두 이 정상회담이 우스개(joke)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회고록에서 썼다.

    샌더스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라도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미국인 포로 몇을 석방하는 데 성공했고 김정은과의 긴장 관계를 완화하는 프로세스를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어쨌든 핵무기를 가진 국가 중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국가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 “펜스의 올림픽 방문 목적은 대북 압박 메시지”

    샌더스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방문 당시 펜스 부통령의 목표가 ‘미국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는 데 있었다고 썼다. 또 펜스는 ‘북한이 올림픽을 선전에 이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김정은이 마이애미 오고 싶어한다”

    샌더스는 2018년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뒤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을 데려왔던 당시 일화도 회고록에서 언급했다. 폼페이오는 트럼프에게 미국인 송환 사실을 보고하자마자 샌더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는 샌더스에게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릴 것에 대비해 당신에게도 알린다”고 말했지만 샌더스는 “이미 늦었어요”라고 답했다. 폼페이오의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받자마자 미국인 송환 소식을 트위터에 올렸기 때문이다.

    다음날 오전 1시쯤 폼페이오는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대통령 부부와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는 “믿거나 말거나 김정은이 마이애미에 오고 싶다고 했다”며 “그는 미국 프로농구 팬이고 특히 마이애미 히트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회고록 일부분에서 샌더스는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이 나에게 윙크를 보내는 것 같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나에게 반했다며 ‘북한에 가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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