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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9일 개막한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남중국해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53차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남중국해를 포함해 역내 지정학적 상황의 불안정성이 커져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면서 아세안의 단결을 촉구했다.

이어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여러 국가에서 위압적인 외교와 이기주의, 일관성 없는 자세를 보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안보, 안정,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포함해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민 장관은 또 "아세안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 자제와 신뢰 구축, 비군사화, 대화를 촉진하고 모든 분쟁을 국제법에 근거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한 공동 대응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인접한 아세안 회원국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는 미국과 군사훈련 경쟁을 벌이면서 국지적 충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아세안 국가들은 이번 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활동 등에 대해 우려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 등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12일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