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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노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관리로…플랜B 2兆 기안기금 투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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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서 향후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 논의

인수 무산 시 채권단 관리체제…시장 여건 개선 후 재매각 방침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처리 방향이 11일 결정된다. 10개월여를 끌어온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ㆍ합병(M&A) 협상이 '노딜'로 끝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 관리체제 아래 두게 되는 '플랜B'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도 곧바로 이뤄질 예정이다.


11일 산경장 및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 회의 잇따라 열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나항공 처리 방향을 놓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 회의)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 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산경장 회의는 오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그리고 이날부터 공식 연임 일정을 시작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후 관리방안인 '플랜B'가 논의ㆍ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산은 등 채권단은 HDC현산과 거래조건을 두고 장기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HDC현산은 재실사 입장을 유지한 채 인수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특히 산은이 1조원 인수 가격 인하를 제안했으나 HDC현산이 여전히 재실사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선언만 남겨놓고 있다. 산경장 회의 후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해지 통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계약 해지 통보 및 공시는 이날 주식시장이 마감된 후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다.


채권단 '플랜B' 마련…아시아나항공 기안기금 지원 '1호 기업'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에 놓인다. 채권단은 현재 기안기금 지원, 영구채 및 출자전환, 차등감자 등을 담은 '플랜B'를 마련하고 있다. 채권단은 2조원 규모의 기안기금 투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 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채권단이 마련한 플랜B에는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이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기안기금의 첫 지원 대상이 된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을 일시 국유화한 뒤 경영 정상화를 진행해 재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1대 주주(지분율 37%)가 된다.


계약 해지 통보 후에는 기안기금 운용심의회가 열리고 곧바로 기금 투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운용심의회는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두고 기금 지원에 관한 비상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부채총계는 11조545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366.1%에 이른다. 향후 1년 간 회사가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은 2조원이 넘는다. 현재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최하단인 'BBB-'(불확실검토)로 이마저도 HDC현산의 인수를 가정해 유지됐었다. 따라서 등급이 한 단계만 내려가도 매출 기반 자산유동화증권(ABS) 트리거가 발동돼 당장 7000억원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 무산이 확실해진 만큼 추가 지원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주훈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장은 "지난 3일 회의를 통해 매각 무산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라면서 "시장 동요가 되지 않도록 딜브레이크가 선언되면 즉각 기안기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입 규모는 대략 2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 사업 재편 및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자회사 분리 매각 가능성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돌입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재편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과 '통매각' 대상이었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의 분리 매각 가능성도 대두된다.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는 계열사 지원 금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직원은 최소한 6개월간 인력 구조조정에선 안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근로시간 단축 등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아시아나 영업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저비용항공(LCC) 분리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것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C현산 측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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