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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로 미국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미 카터, 조지 H W 부시의 전철을 밟아 단임에 그칠지, 아니면 집권 2기를 맞이할지에 전 세계 시선이 쏠려 있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은 미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속에 치러진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공화당은 '법과 질서'를 핵심 이슈로 제기하고 있다. 과거 선거보다 부동층 비중은 더 줄어든 상태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치의 당파성은 어느 때보다 강화돼 있고 변수로 작용할 제3의 후보도 없다. 따라서 양당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결집할 것인가, 그리고 스윙 보터가 많은 경합주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승패가 달렸다.
일단 주요 경합주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근소한 리드를 유지하고 있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3대 경합주에선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우세하다. 같은 러스트벨트라도 오하이오와 아이오와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플로리다와 조지아 등 남부 경합주는 아직 승패 예측이 힘들다는 평가다. 10대 경합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147명이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인단 270명에 43명이 모자랐다. 만약 4년 전 승리한 지역을 유지하고, 43명만 더 가져온다면 승리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역 가운데 일부를 되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네바다, 미네소타, 뉴햄프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지난 8~11일 공동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바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오차범위 이내인 4%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고 뉴햄프셔에서도 격차가 3%포인트에 불과했다.
토요일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네바다를 전격 방문해 야간 유세를 펼친 것도 이 같은 적진 공략의 연장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바이든은 우리나라를 절대 이끌 수 없다"며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선후보이며 그저 일찍 잠자리에 들기만을 원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멍청한 여론조사와 달리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투표장에 나간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각각 방문했다. 철저히 경합주에 초점을 맞춘 유세 전략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방송된 재닌 피로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당일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두시위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빨리 진압할 것이며 우리는 그럴 권리와 힘이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반란(insurrection)'이라고 부르면서 연방 권한으로 진압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을 우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수 진영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이는 우편투표 증가로 인해 선거 당일에 대선 승패가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측 지지자들이 서로 승리를 주장하며 물리적 시위에 나선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가 4개 주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양당 지지층의 뚜렷한 분화가 재확인된다. 먼저 18~29세 연령층에선 바이든 후보(65%)와 트럼프 대통령(23%) 간 지지율 격차가 크다. 반면 45~64세에선 트럼프 대통령(52%)이 바이든 후보(41%)를 오히려 압도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민주당을, 베이비붐 세대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세대 대결 양상인 것이다. 오히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12%포인트나 앞섰다.
또 남성은 트럼프 대통령을, 여성은 바이든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고 비(非)백인의 59%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종 문제나 국가 통합,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모두 바이든 후보가 더 잘할 것이란 답변이 많았던 반면 경제 문제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잘할 것이란 답변이 우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인식을 활용하기 위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미국 경제는 '슈퍼 V자' 형태로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판세를 보면 바이든 후보의 근소한 우세가 유지되는 분위기지만 민주당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특유의 결집력과 이른바 '샤이 트럼프'의 존재를 감안할 때 민주당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더 끌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바이든 후보를 위해 플로리다주에 1억달러(약 1187억원)를 지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사재 1억달러를 쓸 수 있다"는 뜻을 밝히자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블룸버그 측은 "이달 24일 주 내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빠른 자금 투입이 요구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2 고향'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는 이번 대선 승리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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