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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양낙규의 Defence Club]2017년 김정은 정조준한 타격훈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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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017년 당시 우리 군도 북한의 지휘부에 대한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을 하며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훈련에 동원된 현무-2A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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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한이 2017년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를 발사했을 때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치한 장소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그 거리만큼 동해로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당시 북한의 미사일이 그만큼 위협적이었고 한반도의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의 일부 내용을 보면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017년 7월 4일 화성-14를 발사하자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승인에 따라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미사일 발사를 명령했다.


당시 우리 군도 북한의 지휘부에 대한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을 하며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훈련에 동원된 현무-2A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이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전술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사거리는 약 300㎞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ICBM이라고 주장하는 '화성-14형' 발사 하루 만에 북한 핵ㆍ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 의지를 과시했다.


한미의 대응 사격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은 높았다.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하면서 2017년에서 2018년 초에 걸쳐 한미 연합훈련 때 미군 3만4000명이 한국에 집결했고 한국군 62만명도 이에 맞춰 즉각 전투태세를 갖췄다고 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그때 모든 군사행동의 선택 방안을 검토했다며 선제공격과 단독공격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불문하고 두 가지 전술 전부 고려할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2017년 '화염과 분노' 국면에서 검토됐던 카드가 '코피 전략(Bloody Nose)'이다. 코피전략은 선제타격 (preemptive strike)과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으로 나뉜다. 선제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간에 합의가 우선이다. 북한의 전쟁도발 징후가 명확할 경우 한미는 긴급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와 군사위원회(MCM)을 개최해 상황을 평가한다. 이후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를 통해 대통령에게 건의를 하고 선제공격 승인을 하게된다.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공격을 한다면 국회에 통보는 하지만 승인은 선제타격 이후 받게된다.


주한미군은 이 대응훈련을 마치고 그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가 미국 본토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공식 평가도 내놨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하는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화성-13, 화성-14, 화성-15 등 세 가지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사거리는 각각 '3418마일(5500㎞) 이상', '6250마일'(1만58㎞), '8000마일'(1만20874㎞)로 추정됐다. 주한미군은 특히 이 중 화성-14, 화성-15에 대해 각각 "미 본토 대다수 지역 도달 가능", "미 본토 전 지역 타격 가능" 등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화성-15의 성능도 꾸준히 개량했다. 북한은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성공했다고 밝혀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체연료 ICBM급 미사일의 경우,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에 실려 은밀하게 기동해 선제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위의 위협으로 평가될 수 있다.


ICBM의 고체연료 전환은 북한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온 분야다. 북한은 이미 북극성-1형과 2형, 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하고 있다. 또 KN-23미사일(북한판 이스칸데르), 초대형 방사포 등에서도 고체연료를 적용해 기동성과 기습적인 타격력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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