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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타임, 영향력 있는 100인에 정은경 선정… 文대통령 “인류에 영감 줘” 직접 소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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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K방역의 영웅” 연일 극찬

조선일보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봉준호 감독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 대해 “인류에게 영감을 줬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정 청장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하자, 정 청장 소개 글을 타임지에 보냈다. 청와대는 “타임지가 문 대통령에게 소개 글을 요청해서 보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은 세계 모범이 됐고 정 청장은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해 K 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성실성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얘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 청장에게 임명장을 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직접 질병관리청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세계에서 모범으로 인정받은 K 방역의 영웅”이라고 했다. 정 청장이 문 대통령 뒤에서 90도로 인사하는 사진도 있었다. 정 청장은 이날 타임지 100인 선정에 대해 “코로나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을 지휘하는 정 청장에 대한 격려를 넘어 지나친 ‘영웅화’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방역을 ‘정치 이벤트’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청장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실하게 브리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편에선 과도한 개인 권리 침해와 특정 집단에 대한 과잉 대응 논란도 없지 않다.

문 대통령의 극찬이 정 청장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를 넘어 일종의 자화자찬으로 비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일부에선 정 청장을 내년 서울시장 후보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때문에 여성 후보가 유리하고, 국민의힘에서도 윤희숙 의원 등 여성 후보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은경 영웅화’가 이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정 청장의 노고에 대한 격려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전 세계가 극찬하는 K 방역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전쟁 중인 장수를 선거에 차출할 경우 역풍(逆風)이 불 텐데 그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타임지의 100인 선정 사실을 전하면서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함께 100인에 포함된 사실을 빠뜨린 것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청와대는 “이틀 전 타임지에 확인한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최종 답변을 받았고, 타임지가 100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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