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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새 대법관 인준 속도 내는 트럼프 “11월 대선, 연방대법원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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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구성, 보수4·진보4 좋지 않아"

美법원 “에릭 트럼프, 대선 전 검찰 증언해야”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서두르는 ‘속내’를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확산하는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 결과는 결국 연방대법원 판단에 맡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법원 구성은 보수5대 진보3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대 4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이지만 사안에 따라 진보 쪽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투표를 둘러싼 소송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냐’는 기자질문에 “훌륭하고 공정한 질문”이라면서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이건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사기, 그건 사기다. 그 사기는 미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4대4의 상황은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 판단에 맡겨졌을 때 8명의 대법관이 4대4 동수로 나뉘는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속전속결로 보수 성향 후임을 지명하고 대선 전 인준을 마쳐 보수 대 진보 성향 대법관 지형을 6대3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긴즈버그 대법관 생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대법관 구성은 5대4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이 5명임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로버츠 대법원장 때문일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사안에 따라 진보 쪽 손을 들어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해 온 ‘오바마 케어’ 관련 소송 두 건에서도 진보쪽 손을 들었다.

세계일보

23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워싱턴 대법원에서 고 루스 배더 긴스버그 전 대법관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오후 후임 연방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할지에 대해 “나는 지는 게 싫다”며 확답을 피했다. 얼마 뒤에는 ‘재선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그에 비하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의 선거 개입은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은 코로나19를 사기 치는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 (선거개입을 한다는) 외국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편투표 과정에서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위조될 것이라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나라들은 그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등이 트럼프그룹의 사기 혐의를 조사 중인 뉴욕주 검찰에 11월 대선 전에 출석해야 한다고 법원이 명령했다. 아서 엔고런 뉴욕주 판사는 이날 에릭 트럼프와 트럼프그룹 인사들이 10월7일까지 검찰에 출석해 증언 녹취에 응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에릭 트럼프는 오는 11월3일 대선 전까지는 출석할 수 없다고 버텼으나, 이날 결정에 따라 대선 직전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할 처지가 됐다.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트럼프그룹과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제표상의 자산 가치를 부풀려 대출을 받고 세금 혜택을 얻은 혐의를 조사 중이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은 법원 결정에 “트럼프라는 이름을 가진 기업과 개인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고 환영했다.

뉴욕주와 별도로 뉴욕시 맨해튼지검은 트럼프그룹이 금융 또는 보험 사기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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