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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어느새 밀려 들어온 월세 시대… 은행권도 '월세상품'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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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저금리 기조로 월세 계약이 전세 계약보다 많아진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주거계약 변경에 잰걸음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은 월세자금대출이나 월세자금 카드결제 기능을 속속 내놓고 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 = 안병현




24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월세 물건은 2401개로 전세 매물(2059개)보다 342개 더 많았다. 구로구의 월세 매물은 379개로 전세 매물(262)보다 117개 많았다. 다른 곳의 상황도 비슷했다. 중구는 월세 매물이 116개 많았고, 동대문구는 월세 매물이 95개 많았다.

이는 저금리 시대가 지속한 데 따른 것이다. 전세 계약은 일종의 사금융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집을 내주는 대신 목돈을 무이자로 빌려가는 개념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임대인 입장에서 효용성이 크지 않다.

또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가 올라가면서 주택 등 부동산에서 얻는 수익으로 세금을 충당해야 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계약금으로 은행이자를 받아서는 세금 충당이 어려워졌다. 대신 월세 계약을 맺으면 은행이자보다는 높은 현금흐름이 생긴다. 서울의 경우 1억에 30만원 안팎으로 환산하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전세보단 월세를 더 선호하게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에 은행권도 변화에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 전용 ‘쏠편한 전세대출’에 월세 대출을 추가했다. 월세 계약서를 첨부하면 최대 24개월간 5000만원 한도로 월세를 대출해준다. 월세액은 임대인 계좌로 직접 송금된다.

국민은행 ‘KB주거행복 월세대출’과 하나은행 ‘하나 월세론’도 최대 24개월간 최고 5000만원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며 상품 구조는 같다. 다만 우리은행의 ‘우리 청년맞춤형 월세대출'은 만 34세 이하로 대상을 제한하고 최대 한도액이 1200만원이다. 금리는 2% 중반대로 책정돼 있다.

월세를 카드로 내는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마이월세 서비스를 도입했다. 마이월세는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카드로 월세를 납부하고 카드 결제일에 대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수료율은 1%대고 임차인과 임대인 중 누구라도 수수료를 선택해 부담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거계약 변경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여 내놓은 서비스 상품"이라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지연 기자(actres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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