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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종부세 내는 ‘금수저’ 미성년자 56%↑…주거 불균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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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2018년 고가주택을 가져 주택분 종부세를 납부한 10대 이하는 103명으로 2017년보다 56% 늘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끝모를 집값 상승으로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고가주택을 보유한 10대 이하 미성년자가 1년 전보다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번의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오히려 주거 불균형만 심화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10대 이하 종부세 과세유형별 결정현황’에 따르면 2018년 고가주택을 가져 주택분 종부세를 납부한 10대 이하는 103명으로 2017년 66명보다 56% 늘었다. 이들이 부담한 종부세는 7000만원이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인원과 큰 규모의 세액이었다.

10대 이하 주택분 종부세 납부 인원은 2010년 59명에서 점차 줄어 2013년 25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4년 37명, 2015년 38명, 2016년 51명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2018년 10대 이하 주택분 종부세를 낸 103명 중 10세 미만(0~9세)은 20명, 과세액은 총 1700만원이었다.

주택분에 토지(종합 및 별도합산)에 대한 종부세까지 합산할 경우 10대 이하 납입자는 2018년 225명이었고, 총 4억400만원의 종부세를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대 이하 종부세 과세유형별 결정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택·토지 등 합산액을 모두 더한 종부세 납부 인원은 2018년 223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부담한 종부세 합계액은 총 32억2500만원이었다. 이 중 주택분 종부세 납부 인원은 1614명으로 1년 전 1333명보다 증가했다.

양 의원은 “뚜렷한 소득원천이 없는 10대 이하와 20대 이하 종부세 납부 인원 및 세액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최근 10년간 가장 큰 규모의 인원과 세액을 보인다”며 “과세 당국은 자금출처 조사를 비롯한 편법증여·탈세·고가주택의 차입금 상환 과정 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대출은 막히고 청약당첨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전체 지역에서 매매가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절반 이상 사라졌다. 반면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2017년 5월~2020년 6월)의 3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은 문 대통령 취임월인 2017년 5월에는 67.3%였지만 2020년 6월 현재에는 29.4%로 급감했다.

김상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차다 못해 수리 불가능 수준으로 망가뜨려 놓았다”며 “가히 ‘집값 폭탄’이 서울에 투하되면서 오랜 기간 살아온 실거주민에게 ‘세금폭탄’까지 선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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