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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달러가 최고"…돈 다시 안전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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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증시 사면초가 ◆

코로나19 재유행 염려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커져가는 불확실성에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 실망한 주주들의 매도세가 기름을 부으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미국 기술주에 대한 거품 우려가 고개를 들고, 미·중 갈등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30.65포인트(3.02%) 급락한 1만632.9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7% 하락했다.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달러화에 다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94.40을 나타냈다. 24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94.33으로 지난 9주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화 환율 역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16달러로 거래되며 지난달 1.20달러대까지 휘청였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유로·달러화 환율이 지난 두 달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유럽에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주요국들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취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 세계경제 회복을 둘러싼 회의적 견해가 커지면서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로 유동성이 몰리면서 과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값마저 하락하고 있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2.1%(39.20달러) 떨어진 1868.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2개월 동안 가장 낮은 가격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에릭 로즌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등 통화 당국 주요 인사들은 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이 중요하다고 이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차기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 속에 공화당과 민주당 간 부양책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9월 들어 잘 버티던 한국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 하락한 2272.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4일 이후 50일 만에 처음으로 2300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개인이 35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기관과 외국인 매도 속에 지수는 대폭 빠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한국 증시에서도 나타났다"면서 "그동안 유동성과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철 기자 / 박인혜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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