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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신동빈의 집념…시애틀에 美 세번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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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롯데호텔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 문을 연 롯데호텔 시애틀 전경. 전면에 보이는 예배당은 미국 최초의 예배당으로 호텔의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사진 제공 = 롯데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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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민간 외교가 시작되는 첫 지점이다. 해외여행객에게 가장 먼저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곳이며 특급호텔에서는 각국 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행사가 주최되기도 한다. 이는 브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럭셔리한 이미지를 다른 계열사나 상품으로 전이시켜 큰 이미지 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 투숙률은 곤두박질쳤지만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들이 호텔 산업에서만큼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이유다.

롯데호텔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다운타운 인근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열었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의 12번째 해외 호텔이자 괌, 뉴욕에 이은 미국 지역 3번째 호텔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뉴욕에 이어 시애틀 호텔을 완성하면서 미국 본토를 횡단하는 호텔 체인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지난해 12월 롯데호텔이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매입한 '호텔앳더마크'를 리뉴얼한 호텔이다. 44층 높이 빌딩으로 롯데호텔은 이 중 1층부터 16층까지 스위트룸 33실을 포함한 총 189실 규모 호텔을 위탁 운영한다.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 롯데호텔 양곤, 롯데호텔 사마라 등에 이어 글로벌 호텔로는 4번째 위탁 운영 호텔이다.

롯데호텔 시애틀의 개관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선진국 시장 공략'과도 결을 같이한다. 신 회장은 당시 "고객 필요와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이머징 마켓 전략 재검토를 통해 선진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유통·호텔 부문을 통틀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지역을 집중 확장해왔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지정학적 위험이 크고 소득 수준이 성장하는 속도가 더뎠다. 이에 롯데그룹은 해외 진출 전략을 성장하는 시장과 선진국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 괌과 뉴욕팰리스 사정도 녹록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두 호텔은 현재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투숙률이 예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 괌은 투숙객 70%가 한국인, 20%가 일본인에 집중돼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지난 4월부터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등 오픈 준비를 끝낸 상황이라 코로나19에도 개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애초 지난 6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픈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롯데호텔 측에 따르면 롯데호텔 시애틀이 위치한 다운타운과 인근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스타벅스 등 포브스 500대 기업의 본사와 애플, 디즈니, HP 등 세계적 기업들의 오피스가 인접해 있다. 코로나19로 예년 수준은 기대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오픈 직후에도 비즈니스 수요는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객실은 전면 유리창을 통해 시애틀 오션뷰와 도심 전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신 시설을 갖춘 12개 연회장과 스파, 피트니스, 레스토랑, 바 등도 마련됐다. 모바일 체크인, 향수 서비스, 차량 내부 클리닝 등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했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는 "해외 진출 10주년이 되는 해에 미국 횡단을 완성했다"며 "한국적 서비스를 전파해 국내 호텔 브랜드 위상을 더욱 드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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