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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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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전문가 “미중 틱톡 갈등, 탈중앙화웹 선점 경쟁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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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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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미국인의 데이터를 중국에 전송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미국에 큰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방어하기 위해 ‘탈중앙화 웹’이라는 해독제를 더욱 원하게 될 겁니다.”

브래들리 캄 언스토퍼블 도메인 공동창립자는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인터넷2030: 탈중앙화 웹은 유망한가 허황된 꿈인가?’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 참석해 최근 틱톡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을 분석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언스토퍼블 도메인은 탈중앙화 웹서비스와 기존 웹을 연결하는 도메인네임서비스(DNS)를 제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했고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에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틱톡이 1억 명에 가까운 미국인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중국에 유출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브래들리 공동창립자는 “틱톡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미국인의 데이터를 중국 당국으로 보낼 수 있다는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다국적인 데이터 싸움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데이터와 관련한 갈등은 회사, 정부, 국가 모두가 웹공간에서 힘을 남용할 수 있다는 데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술 갈등이 격화될수록 인터넷에서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탈중앙화 웹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틱톡 사건은 탈중앙화 웹이 필요하다고 대중에게 외치는 가장 효과적인 광고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각국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충돌할 때 ‘데이터 주권’ 개념이 대중에게 자연스레 전달되고 탈중앙화 웹이 필요한 이유도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틱톡 사건을 계기로 탈중앙화 웹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기술 경쟁이 심해질수록 탈중앙화 웹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중앙화 웹: (웹 기술) 분산파일 시스템과 블록체인 노드에 기반해 운영되는 웹서비스의 형태. 중앙 서버를 두는 대신 여러 네트워크 참여자가 전체 네트워크를 분담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어떠한 개인 정보도 저장되지 않는 고유 식별자(DID)를 사용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이더리움에선 인터플래내터리 파일시스템(IPFS)+이더리움네임시스템(ENS)를 사용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있다.

탈중앙화 웹의 장점은 사용자의 보안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과 사용자가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 중앙화 시스템을 토대로 구축된 앱에선 중앙 서버가 공격당하면 개인 정보가 얼마든지 유출될 수 있다. 반면 탈중앙화 웹에선 블록체인의 인증 기능을 토대로 네트워크 참여자가 본인의 데이터를 모두 통제하기 때문에 대량의 개인 정보가 중국 등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적어진다. 또 탈중앙화 웹에선 개인 정보 데이터를 직접 저장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브래들리는 “최근 트위터에서 버락 오바마 등 유명 인사의 계정이 해킹당해 범죄에 사용됐는데 개인키를 사용자가 직접 관리하도록 탈중앙화 했다면 이 같은 해킹도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앙화 서비스를 개발해 힘겨루기를 하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을 애초에 블록체인에 기반한 탈중앙화 웹에서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라클은 틱톡과 기술을 제휴하는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이 틱톡을 통제할 권한을 완벽하게 보장하지 않으면 해당 거래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민승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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