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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시중은행 부실 채권 비율, 0.4% 아닌 최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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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 늦춰져 착시 일으킨 것 지방銀은 더 심각… 최대 2.6%”<BR>나이스신용평가 ‘스트레스’ 보고서

금융 당국의 공식 통계로 올해 6월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로 12년 만의 최저치다. 지방은행도 0.8%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처럼 양호한 지표는 ‘착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대출 원금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을 실시하면서, 은행의 잠재적 리스크를 미래로 미뤄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4일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회사 실적 간 괴리 심화, 금융업종별 실질 건전성 수준은’이란 보고서에서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최대 1.6%로 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권이 작년 한 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56.7%)을 충당금으로 추가로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충당금이란 빌려준 돈을 떼일 것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건전성은 더욱 위태로운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스신평은 지방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최대 2.6%로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충당금을 쌓는 데 작년 순이익의 거의 전부(95.1%)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지역 내 숙박·음식·주점업 등 코로나 민감 업종의 대출 비중이 큰 대구은행, 지역 내 제조업 대출 비중이 큰 경남·부산은행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리스크는 향후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나이스신평은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에 은행이 중요한 채널로 활용되며 올해 6월 은행들의 자본 비율은 전년 말 대비 다소 저하된 상황”이라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 은행의 자본 적정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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