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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前 백악관 보좌관, 文 유엔 연설에 “美입장과 이렇게 다른 연설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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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도 “한미공조가 중요”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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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가 23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한 데 대해 “미국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한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거의 못 봤다”고 했다. 미 국무부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 공조”를 강조하며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선임 보좌관 출신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종전선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실만 줄 뿐”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평화를 선포함으로써 그렇게 (한반도 평화를 이루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 방송에 “문 대통령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종전선언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가 한국전쟁을 영구히 종식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대한 우리의 노력에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통일된 대응을 위한 긴밀한 공조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대북 공조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제안을 미국과 충분히 조율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 표시일 수도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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