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시한 '의사표시' 산 넘었지만…"국민적 수용성 고려해야"
의료인력 부족·의정합의 마냥 두긴 어려워…"추석 전에는 결론 나야"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9.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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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의대생 본과 4학년들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응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구제요청을 한 것이어서 이들에게 추가 시험 기회가 주어질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했던 '학생들의 의사표시'가 이뤄진 만큼 커다란 장애물은 사라졌지만, 아직 국민 여론이라는 더 큰 장애물이 남아있어 의대생들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의대생 본과 4학년들 "시험 응시하겠다"…복지부 제시한 '의사표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지난 24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본과 4학년은 의사 국가시험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의대생들이 스스로 시험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의대생들은 이미 지난 13일 의대 증원 정책 등과 반대해 진행하던 국가고시 거부 및 동맹 휴학 등 집단행동을 '유보'한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유보'를 시험 응시 의사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등은 의대생들 설득에 나섰고, 본과 4학년들 의대생들간의 의견 조율을 통해 이같은 성명서가 마련된 것이다. 명확한 의사 표명이 있었던 만큼 장애물 하나는 사라진 셈이다.
◇복지부, 여전히 강경…"국민적 수용성 종합 고려해야"
다만 정부는 의대생들아 사실상 구제를 요청했지만, 재시험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복지부는 출입기자단 질의응답을 통해 "정부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고 의대생 국시 응시 표명만으로 추가적인 국시 기회 부여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경 태도를 유지한 것에는 국민 여론 탓이 큰 것으로 읽힌다.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의대생 구제 필요성에 반대 목소리가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 내용의 국민청원에는 24일 오후 6시 기준 57만1996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복지부는 "의사 국시의 추가적인 기회 부여는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와 이에 따른 국민적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의료인력 부족·의정합의에 마냥 두기만 어려워…"추석 전에는 결론 나야"
의료계에서는 정부 입장에서도 국민 여론의 반대가 심한 만큼 당장의 환영 의사를 내긴 어려워 이같은 입장을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의대정원까지 꺼내 들었던 정부가 당장 내년 의료 인력 수급의 문제가 되는 의대생 국시 문제를 마냥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내년 3월부터 의사 인력이 공급이 되지 않으면 병원들은 매년 들어와야 할 인력 부족으로 기존 인력들의 업무가 추가되고, 공보의·군의관 공급 등에도 영향이 미친다. 의대생 개개인의 피해보다 국민들이 겪을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정합의 측면에서도 의대생 구제 문제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결국 짧게라도 숙고의 시간을 거친 후 마지못해 이를 수용하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의료계 최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 학생들이 본연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전향적 조치로 화답하라"고 호소했다.
의료계 측에서는 국민 여론을 돌리기 위한 추가적인 성명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희철 KAMC 이사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의대생 국시 문제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면 당장 (새 의사인력이 공급되는) 내년 3월부터 국민들은 불편함을 느끼실 것이다. 나라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국민 건강에 피해가 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시간이 많지 않다. 국시원의 다른 면허 시험 일정 등을 고려하면 11월 20일까지는 국시 실기시험이 끝나야 한다. 늦어도 추석 전에는 결론이 나야 한다"며 "의사 인력이 배출 안 되면 이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민들이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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