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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평양에 간 호주인 "감시 심해 호텔에 콕…그마저 시각적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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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관광객 ‘평양의 호텔들’ 사진집 내

감시-통제당하다보니 오히려 호텔이 볼거리가 돼

세습왕조의 폭정, 핵무기 위협, 인권탄압과 굶주림. 이런 북한을 굳이 관광하겠다며 시간을 들이고 돈을 지불해 찾아간 여행객들이 있다. 삼엄한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봐야 한다. 그런데도 여러 차례 북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선일보

/인스타그램 '평양의 호텔들'에 소개된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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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제임스 스컬린과 니콜 리드도 그들 중 하나다. 두 사람이 북한 여행기를 냈다. 유명한 산이나 명승고적인이 아닌 ‘호텔’에 대한 책 ‘평양의 호텔들’이다. 글은 스컬린이 쓰고, 사진은 리드가 찍었다. 특정 도시의 관광명소를 이야기할 때 호텔이 중심이 되는 경우는 없다.

여러 볼거리를 찾아다닐수록 호텔에 머무는 시간은 짧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격하게 통제된 일정 때문에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호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단체 여행 팀으로 북한을 찾았고 이후에는 개별 여행을 했다. 평양의 풍경에 익숙해지면서 자신들이 머무는 곳이 아닌 다른 호텔들에도 관심을 갖고 가이드에게 방문할 수 있는지 물어보게 됐다.

조선일보

/인스타그램 '평양의 호텔들'에 소개된 북한 평양의 호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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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CNN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가는 곳은 비무장지대와 김일성광장 정도”라며 “매우 고립돼있는 나라가 이렇게나 많은 호텔을 갖고 있는 게 역설적”이라고 했다. 이들은 "북한은 평양 시내 웅장하게 서 있는 호텔 건물들을 외국관광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이는 ‘시각적 속임수’라고 했다. "

두 사람이 경험한 북한의 호텔은 카페, 음식점 등 각종 시설이 갖추져있지만 정작 호텔의 필수 항목인 룸서비스나 와이파 서비스는 되지 않았다고 했다. 스컬린은 평양 호텔들의 많은 디자인을 유명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 빗댔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에 기반한 시각적 이미지로 유명하다.

스컬린은 “태도만 공손하게 지킨다면 가이드들과 북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며 김정은이나 미사일 등을 대화 주제로 삼지 않는게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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