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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회 찾아간 피해자 형 "軍, 연락한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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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민간인 사살 만행 ◆

북한의 총격을 받고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는 정부가 관련 사건 내용을 발표한 후 본인 신상을 공개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동생의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주말에는 국민의힘을 찾아 다시 한번 동생 행보와 관련된 정부 발표 내용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반면 공개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국방부 등 여권 인사와는 만나지 않았다. 일각에선 현 정부 대응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이씨는 A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 국민의힘이 주최한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에서 한 발언이 마지막이다. 그는 A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월북이 사실이라면) 자기들이 월북을 방조했으면서 역으로 동생을 월북자라고 추정해 버리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군이나 국방부에서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북방한계선(NLL)에서 넘어갔다면 차라리 남측에서 사살하거나 체포해야 하는데 북한으로 왜 넘어가서 죽임을 당했느냐, 처참하다"며 군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이나 국방부 관계자 등 그 어떤 사람한테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족을 대하는 과정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이씨는 동생 사망 이후 '월북'과 관련해선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다. 군은 북한 통신신호를 감청한 첩보, A씨와 북측의 대화 내용, 군의 대처 상황 등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A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것과 피격이 이뤄졌다는 것, 시신이 훼손됐다는 것은 한 덩어리로 확인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씨는 "월북은 군의 실책을 덮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군은 동생이 라이프가드(구명조끼)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월북 시도설을 강하게 주장하는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서한에도 동생이 월북 의사를 밝힌 대목은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군 경계 실패'라는 관점에 국민의힘도 동의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진상조사 TF에서 "'김정은 찬스'로 이번 사태를 무마하려 시도한다면 더 큰 국민적 공분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위 '대통령의 47시간'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만 문재인 대통령의 군통수권 자격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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