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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대선 앞두고 ‘인준’ 충돌 … 공화 “한 달 내 끝낼 것” 민주 “청문회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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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오바마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에게 사임 암시했었다” 보도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오후 에이미 코니 배럿(오른쪽) 연방대법관 지명자와 함께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걸어가고 있다. 뒤로는 배럿 대법관의 배우자와 7명의 자녀들이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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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하자, 공화당은 11월 3일로 예정된 대선 이전에 인준을 마치기 위한 ‘속전속결’ 절차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선거 이후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인준 청문회 보이콧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선을 목전에 두고 대법관 인준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간 충돌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선거철에 인사를 두고 미국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분쟁이 촉발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음 달 12~14일 배럿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명 16일 만에 인준 청문회를 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990년 이래 대법관 지명에서 인준 청문회까지는 평균 50여 일 걸렸다”며 “지명자 검토 시간을 눈에 띄게 줄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다음 달 22일 법사위 표결을 하고, 다음 달 말쯤 상원 전체 표결을 통해 배럿을 대법관으로 인준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상원은 미국인들이 다음 대통령과 다음 의회를 결정할 때까지 (대법관 인준을 위해)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날 트위터에 적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인준 청문회 보이콧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상원 의석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을 장악한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인준을 저지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공화당이 대선 전 배럿 인준을 밀어붙이고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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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왼쪽) 대법관이 지난 2009년 2월 미 의회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초기인 이 당시 이미 두 번째 암 선고를 받고 치료 중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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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긴즈버그 대법관을 퇴임시켰어야 한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긴즈버그, 오바마와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란 기사에서 2013년 7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과 점심 식사를 했을 때 은근히 사임을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긴즈버그 대법관은 80세였고, 1999년 결장암을 겪은 데 이어 2009년 췌장암을 진단받고 치료한 상태였다.

당시 오바마는 직접적으로 은퇴 문제를 꺼내지는 않았지만 “2014년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상원의 소수당이 되면 “그(오바마)가 수십 년간 대법관 자리를 이어갈 수 있는 젊고 진보적인 법관을 지명할 기회를 잃게 된다”는 점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긴즈버그가 계속 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사임 문제는 다시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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