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이' ‘미련퉁이’는 행동이 느리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고, 유명 브랜드를 흉내 낸 물건은 ‘짝퉁’이라 한다. 이렇듯 ‘~퉁(이)’ ‘~통’ ‘~탱이’에는 상대를 깔보는 속뜻이 배어있다. 단어 앞부분에 신체 부위 명칭을 붙인 ‘눈퉁이’ ‘젖퉁이’ 따위도 점잖은 입은 차마 삼가는 말이다. 그런데 한 글자로 된 성기(性器) 이름을 앞에 붙이면, 보통 사람은 평생 쓰기 힘든 천박한 욕설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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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選) 중진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그 욕설 ‘X탱이’를 썼다. 한 민간 투자자가 경기 오산에 조류 테마 파크를 지으면서 이곳이 지역구인 안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다. 안 의원은 지난 7일 “지금 공사는 의향서와 (다르다…). 해명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냈는데, 40분 동안 답장이 없자 “X탱이가 답이 없네”라는 문자를 또 보냈다.
▶충격을 받았을 상대가 잠시 뒤 “5선 의원님께서(…) 선의의 도움을 주기는커녕 밤마다 문자에 이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까지 한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다. 양해 바란다”고 짧게 사과했다. 나중에 이 투자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말도 했다. 안 의원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자 같은 당 도의원조차 “무소불위 안하무인”이라고 비난했다.
▶불이익을 받을까 봐 입을 다물고 있던 사업가가 지난 주말 내용을 전격 공개한 뒤 안 의원을 성토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토가 나올 것 같다” “본인에게 욕을 돌려주자”고 했다. 과거 안 의원의 언행도 불려나왔다. “‘최순실 비자금’ 찾아온다더니 어찌 됐나.” “당장 윤지오부터 데려오라” 등이다. 안 의원은 ‘최 비자금은 30조’라고 자신 있게 주장했었다. 이 액수가 황당하다는 의심조차 하지 못한다. 블랙코미디가 된 윤지오 소동을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이 안 의원이기도 하다. 윤씨가 이상하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는데도 이런 소동을 벌였다. 안 의원은 욕설 파문이 커지자 “친한 후배에게 보낸다는 게 실수였다”고 했다. 이 정도가 이들끼리의 일상 언어인 모양이다.
[김광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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