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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월가 신흥국 투자주의보…"美대선 변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투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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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7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서 아제르바이잔 군 탱크가 불에 타고 있다. 두 국가간 영토 분쟁을 두고 `신흥국` 러시아와 터키가 대립 중이다. [사진 제공 = 아르메니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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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올해 3분기 말 이후 신흥국 투자에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위험 자산 매도세 불꽃을 키울 수 있고, 신흥국 경기 부양책과 외국 자본 투자 열기가 신흥국의 달러 표시 부채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AG는 "신흥국 투자에 대해서는 더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내용의 고객 투자 메모를 냈다. 3분기(7~9월) 말 이후 신흥국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이 산정하는 '신흥국-주요7국(G7) 통화 변동성 격차'는 이달 들어 3.5%포인트(p)로 3분기(7~9월)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에는 5월(4%p)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가 3분기로 접어들면서 2~3%p수준을 오가던 중이었다. 수치가 높을수록 신흥국 통화 변동성이 G7국가보다 크기 때문에 환 리스크 역시 증폭된다는 의미다.

도이체방크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를 전후해 정치 불확실성이 위험 자산 매도세 불꽃에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신흥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과 외국 자본 투자 열기가 최근 5개월 간 신흥국의 달러 표시 부채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신흥국 통화 가치가 앞으로 더 불안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같은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도 투자 메모에서 "멕시코 페소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러시아 루블처럼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통화에 투자할 만하다"면서도 "먼지가 충분히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적었다. 한동안 약세이던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 주 오르는 식으로 변동성을 보이면 해당 국가 통화 환율은 더 큰 폭으로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지난 주 한국 등 신흥국 주식·외환·채권 시장은 3월 이후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를 그었다. 이어 주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영토 분쟁에 따른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터키가 아제르바이잔 군사 지원을 시사하자 터키 리라화 가치가 28일 한 때 출렁였다. 환율은 달러당 7.67리라에서 7.76리라로 올라 그만큼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기도 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를 지원하고 있어 터키와 대립하는 구도다. 일대 지정학적 위기감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주요 신흥국 제조업 관련 지표가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대통령과 조 바이든(민주당) 전 부통령이 등장하는 2020년 대선 주자 첫 TV토론회에 쏠리고 있다. 대선 TV토론회는 다음 달 15일, 22일에 걸쳐 추가로 열린 후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작업이 이뤄진다.

미국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11월 3일만이 아니다. '세이프하버'인 12월 8일과 실제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4일도 중요하다. 미국 유권자들은 11월 선거에서 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직접 뽑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뽑는다. 대통령 선거인단이란, 특정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 표명한 각 주 대표 선거인(Elector)들을 말한다.

오는 12월 8일은 '세이프하버' 데드라인이다. 세이프하버란 각 주마다 대표 선거인들이 선거인단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지지 후보에 대한 이견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대선에서는 세이프하버 엿새 후인 12월 14일에 실제 대선 투표가 이뤄진다. 문제는 이견이 정리되지 않는 경우 발생할 갈등과 혼란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ABC 뉴스와 함께 전국 등록 유권자 889명을 대상으로 지난 21∼24일 실시한 여론 조사(오차범위 ±3.5%)에 따르면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53%의 지지율로 공화당 트럼프 후보(43%)를 10%p 차이로 앞섰다. 특히 두 후보 지지율은 여성 유권자 표심이 가르는 모양새다. WP는 이번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대한 '상당한'(sizable) 여성 지지표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투표 의사가 있는' 남성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55%대 42%로 바이든 후보를 앞섰지만, 바이든 후보는 여성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65%대 34%로 트럼프 후보를 더 크게 앞질렀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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