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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오락가락' 달탐사 또 잡음…항우연 노조 "과기정통부 책임" 감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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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민감사청구 제도 통해 감사원에 요청

악재 지속 항우연…코로나로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발사 차질

뉴스1

달 궤도선 사업 관련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집)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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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우주 개발을 담당하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노조가 상급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공무원을 '달탐사 사업에 있어 직무유기를 했다'는 이유를 들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달탐사 프로젝트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오락가락'하더니 상급기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

28일 항우연과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항우연 노조는 지난 17일 과기정통부 국·과장급 공무원 3명에 대해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 제도를 통한 감사 요청을 했다.

국민감사청구 제도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해 공익이 저해된다고 판단됐을 때 19세 이상 국민 300명 이상이 연서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항우연 노조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달 궤도선의 무게 문제 등을 과기정통부에 제기했지만 무시됐다. 달탐사 사업의 지연은 과기정통부의 책임"이라는 내용으로 감사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달탐사 사업은 중량, 궤도, 발사 일정 등에 있어 여러 차례 곡절을 겪었다.

2016년 사업을 시작했을땐 달 궤도선의 무게를 550㎏으로 맞춰 2020년 말까지 쏘는 것이 목표였지만 항우연 내부에서는 중량을 맞출 수 없다는 문제 등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중량 맞추기에 실패하면서 과기정통부는 2019년 9월 제31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달 궤도선의 발사 일정을 19개월 늦추고(2022년 7월 이전) 총 중량 또한 678㎏으로 늘렸다.

중량을 늘리면서 연료 부족 문제와 이로 인해 애초 계획했던 달 궤도선 임무 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연료 부족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궤도 수정 이슈로까지 번졌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예산은 당초 1978억원에서 380억원이 더 늘어났다.

과기정통부는 다만 이같은 항우연 노조의 주장이 다소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항우연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2017년도부터 항우연 요청을 담은 지속적인 변경이 있었고 그 과정들이 아주 순탄하진 않았지만 절차에 따라 다 반영됐다"며 "오히려 항우연 내부에서 자료 검토 등을 두고 갈등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노조에서 전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고 감사 청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항우연을 둘러싼 악재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4월 항우연은 달탐사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로부터 연구수당 일부를 받지 못했다면서 임금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발사에도 차질이 생긴 상태다. 발사 준비를 위해 지난주 한국으로 입국한 러시아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미 코로나19 탓에 올해 9월에서 11월로, 내년 3월로 발사가 미뤄진 상황이다.

특히 달탐사 사업을 둘러싼 잡음은 지난 25일 이상률 항우연 달탐사 사업단장이 "연구소 내 사업 추진 체계나 조직의 갈등 문제는 현재 대체적으로 해결됐다고 본다"고 언급한지 3일 만에 벌어진 문제라 항우연 내부도 머쓱한 눈치다.

항우연 측 관계자는 "항우연이 과기정통부에 대한 감사 요청을 한 것은 사상 처음 벌어진 일일 것"이라며 "달 궤도선은 무게 문제가 해소됐고 궤도 또한 98% 설계가 끝나는 등 기술적인 면에선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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