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28일(현지시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 후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논의했다”며 “한·미끼리는 할 수 없고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 협의한 뒤 취재진과 만나 “오늘 우리가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없다. 미국과 한국은 우리끼리 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준비됐을 때 그들과의 논의에 계속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 본부장은 전날 미국에 도착해 취재진에 “미국도 종전선언에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거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은 “서해에서 있었던 (한국)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도 물론 논의했다. 한국 국민,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 깊이 충격적인 사건”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에서 외교 증진을 계속할 건설적 방안도 또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외교에 대한 전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고 비핵화를 성취하며 모든 한국인에 밝은 미래를 가져오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대화를 어떻게 재개를 할 것인가, 또 그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 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을 얘기했다”면서 “최근의 대화 중에 제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건 부장관이 이 본부장과 워싱턴에서 협의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협의 후 함께 취재진 앞에 선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사살 사건에 따른 상황 악화를 막고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부장관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인데 정상화라는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북한을 협상으로 유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건 부장관과 이 본부장은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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