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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 “멍청해” “거짓말쟁이” “사회주의자”…美 대선토론 ‘막말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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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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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 시간) 미국 클리블랜드 오하이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은 잦은 막말 공방과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진흙탕 싸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발언의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몫이었지만 바이든 후보도 이런 토론 분위기를 미리 예상한 듯 생각보다 거친 발언으로 자주 맞서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크게 높아졌다.

특히 토론 사회를 맡은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드는 발언을 제지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토론은 6개의 주제에 대해 각각 15분씩이 배당됐다. 또 각 주제에 관한 사회자의 질문에 두 후보는 각각 2분씩 발언시간이 주어졌고 이후는 자유 토론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발언 순서에 지속적으로 끼어들며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순간은 바이든 후보가 이를 참다못해 “이봐요. 좀 닥쳐줄래?”(Will you shut up, man?)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지지 않고 발언을 이어가자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라”(Keep yapping, man)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뒤 공직 생활 등을 오랫동안 하면서도 지금까지 별다른 업적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당신은 지난 47년 동안 한 게 하나도 없다”며 “어쩌면 내가 지난 47개월 동안 한 일보다 당신이 47년 동안 한 일이 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당신은 전혀 영리(smart)하지 않다”는 발언도 했다.

바이든 후보가 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더 영리해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스마트(smart)’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반에서 가장 나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그 말을 내 앞에서 쓰지 말라”며 “당신에게선 영리함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의료보험 개혁 문제로 맞서다가 서로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온 것은 전부 다 거짓말”이라며 “모두가 그가 거짓말쟁이인 것을 알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 당신이 거짓말쟁이야”라고 반격하며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토론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내 급진좌파에 이끌린다고 지적하며 “당신은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했고,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광대(clown)’에 비유하기도 했다.

월리스 앵커는 토론 중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 발언에 주의를 줬다. 그는 “여기 두 분은 서로 방해를 받지 않고 말하시는 게 좋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께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건 저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바이든 후보를 가리키자, 월리스 앵커는 “솔직히 말해 당신이 더 많이 끼어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토론 도중 언쟁을 하는 듯한 모습도 관찰됐다.

월리스 앵커가 “나는 이 토론의 사회자다. 내가 내 질문을 할 수 있게 좀 해 달라”고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 저 사람(바이든)이 아니라 당신이랑 토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월리스 앵커는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앵커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그를 편안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후보 캠프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그의 발언 ‘이봐, 좀 닥쳐줄래’라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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