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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대통령이 공격 지시한 것" 트럼프 '대기하라' 발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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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공격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대기하라" 트럼프 발언에 "공격허가 내린 것"

아마존, 'Stand by' 문구 티셔츠 등 판매 금지

WP "선거 당일 대기상황 풀면 두려운 상황"

중앙일보

미국 극우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선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언급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오리건주 세일럼에서 프라우드 보이즈의 한 회원이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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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미 대선 첫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를 비난하는 대신, 특정 극우 단체를 언급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토론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아침, 일부 인터넷쇼핑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라는 글씨 아래 '대기하라(Stand by)'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들이 올라왔다. 미국의 극우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이 유니폼처럼 입는 검은색 프레드 페리 티셔츠에 문구를 더한 상품이다. 티셔츠 한장에 30달러, 후드티 한 벌에 40달러 가격이 붙었다.

이 상품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좌파) 시위대를 공격해도 된다고 허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아주 행복하다"고 적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이런 티셔츠가 등장한 것은 TV토론 중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사회를 맡은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무장세력을 직접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커노샤나 포틀랜드 같은 대도시에서 이들이 폭력을 더하지 말고 물러서야(Stand down) 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느냐"고도 질문했다.

"우파보다 좌파가 더 잘못"이라며 답을 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행자가 "그래도 말해보라"고 재촉하자 "어느 단체를 말하는 건지 이름을 대보라"고 했다. 월러스가 "프라우드 보이즈"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프라우드 보이즈, 물러서라, 대기하라(Stand back, Stand by)"라고 말했다.

앞서 진행자의 질문은 '물러서라(Stand down)'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거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대기하라(Stand by)'는 말까지 덧붙이며 논란을 불렀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단체를 알지 못한다"고 했고, 백악관에선 "(그 말이) 백인 우월주의자에 대해 비난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갑자기 전국 시청자에게 소개가 된 '프라우드 보이즈'들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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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미국 극우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의 회원들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델타 공원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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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의 창립자인 개빈 맥키니스는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좌파 단체가 다시 도시를 불태우려 하면 가서 싸우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특히 "(대통령이) 우리에게 고맙다, 지지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현재 이 단체 회장인 엔리케 타리오는 대통령의 토론 발언을 들은 뒤 몇분 후에 자신이 소유한 마이애미 공장에 "프라우드 보이즈, 대기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찍힌 티셔츠 제작에 들어갔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런 상황이 논란이 되자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에선 티셔츠뿐 아니라 깃발, 모자 등 프라우드 보이즈 관련 모든 상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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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TV 토론 후 온라인에 등장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를 상징하는 티셔츠와 상품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기하라(Stand by)'는 문구가 추가됐다. [트위터 캡처]


현재 대부분의 도시에서 집회가 잦아든 상황이라 당장 예전 같은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 '대기(Stand by)'하고 있을지가 문제다.

'증오와 극단주의를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인 하이디 베이리치는 그 시점이 선거 당일이 될까 우려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은) 군대 같은 무장세력에게 '대기하라'고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 수백 명이 투표소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한다면 상당히 두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WP에 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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