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소 앞에서 시민이 매물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전경우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거래절벽 속에 강보합·관망세가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난 장기화를 우려하는 예측도 나온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6·17대책과 7·10대책 등 수요 억제책과 8·4 공급대책 등주택 공급 방안까지 정부가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대부분 시장에 던져 놓았기에 당장의 매수세는 위축된 분위기다. 하지만 급매가 쏟아지며 가격이 내리기보다는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눈치 보기가 계속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추석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3일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규제가 덜한 중소형·중저가 주택은 강보합세를, 초고가·재건축 아파트는 보합세를 견지하며 급등 후 횡보하는 고원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6월 재산세 부과를 앞두고 연내나 혹은 내년 상반기에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매물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강보합에서 횡보 중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주택자들의 매도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내년5월까지 시간이 있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일시적인 매물 출시나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등에서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의 향방도 주택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다수 전문가가 전세 품귀와 전세난 심화를 우려했다.
김규정 소장은 "전세 부족이 여전해 추석 후에도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전세가격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위원 역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재계약에 나서는 세입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상승분을 미리 올려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세 종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다만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10년 안에 완전히 월세로 가기는 어렵고 반전세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주택 공급이 전세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 지시 이후 마련된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으로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의 패키지가 완성됐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로드맵 발표를 통해 부동산 유형별, 시세 수준별 현실화율의 최종 목표치를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은 최근 강화된 부동산 세제와 결합돼 다주택자에 대한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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