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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돼 사흘째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상태가 호전돼 이르면 5일(현지시간) 퇴원할 수 있다고 숀 콘리 주치의와 백악관이 밝혔다. 콘리 주치의가 4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조기 퇴원 계획을 언급한 데 이어 5일 오전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5일 중 퇴원 가능성을 낙관했다. 메도스 실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검토한 뒤 퇴원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후 자동차에 탑승한 채 병원 밖으로 '깜짝 외출'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뒤 세 번째 영상 메시지를 올리고 "매우 흥미로운 여정이었다"며 "코비드(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거리에 나와 있는 위대한 애국자들은 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실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한 채 병원 밖에 등장했다. 그는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건재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면서 조기 퇴원해 백악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스톱된 선거운동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재개될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백악관과 의료진이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했다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1일 저녁에 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를 즉시 공개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콘리 주치의는 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 산소 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아래로 떨어지면서 2ℓ 분량의 산소를 보충받았다고 뒤늦게 밝혔다. 콘리 주치의는 전날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산소를 보충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가 이날 말을 바꿨다. 3일 오전 중증 환자에 권고되는 '덱사메타손'까지 처방됐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익명의 고위 관계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 "48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욕설을 하며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메도스 비서실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행보와 4일 '깜짝 외출'을 두고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저녁에 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테스트 결과가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 검사(PCR) 결과를 기다린다는 의미였다면 거짓말은 아니지만 신속 검사 결과는 감춘 셈이 됐다.
또 그는 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고문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도 검사를 받은 이후인 1일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 골프클럽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했다.
4일 병원 밖으로 차량을 타고 나간 '깜짝 외출' 자체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차량에는 비밀경호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앞자리에 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연극을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에 위험을 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퇴원하더라도 당장 대면 유세에는 나설 수 없을 전망이다. 일단 트럼프 선거캠프는 버추얼 연설을 경합주 유세장에서 상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공화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작전(Operation MAGA)'이라고 명명된 30일 유세 계획을 세우고 대대적인 대면 유세를 펼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빈자리는 일단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등 자녀들이 채우기로 했다.
제이슨 밀러 선거캠프 선임보좌관은 이날 "부통령이 매우 공격적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세에 몰린 트럼프 캠프로서는 7일 유타주에서 열리는 부통령 후보 TV토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복귀로 막판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진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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