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으로 "오늘 오후 6시30분 퇴원"
의료진 "퇴원 기준 충족하거나 넘어서"
참모들 "다시 입원하면 건강·정치적 이미지 타격"
만류에도 "입원이 약해 보이게 한다"며 강행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지난 4일 국가안보 관료들과 전화로 회의하는 장면을 찍어 배포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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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 72시간 만에 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치된 상태가 아니며, 백악관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로 퇴원 의사를 밝혔다. 그 직후 주치의와 의료진은 대통령이 퇴원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실제 퇴원할 정도 건강을 되찾았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내놓아 미국에서만 20만 명 이상 숨진 감염병을 경시하는 태도를 다시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7분 트위터에 "나는 오늘 오후 6시 30분 훌륭한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썼다. 그는 "정말로 기분이 좋다"면서 "코로나19를 두려워 말라. 그것이 여러분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정말로 훌륭한 약과 지식을 개발했다"면서 "나는 20년 전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윗이 나온 직후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월터 리드 군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퇴원 기준을 모두 충족하거나 넘어섰다"면서 "우리는 그를 집으로 데려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흡기와 관련해 어떤 문제도 없으며, 지난 72시간 이상 열이 없었고 산소포화도 수준도 정상이었다고 밝혔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숲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나진 않았지만 안전하게 집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에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현재 군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음성 결과가 퇴원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입원 나흘이 지나도록 트럼프 대통령 건강 상태가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은데다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 상태가 심각하거나 치명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들이어서 현 시점의 퇴원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이후 두 차례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추가 산소를 공급받았는데, 이 같은 증세를 겪는 코로나19 환자를 의료계에서는 심각한 상태로 분류한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입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으로 돌아간 뒤 다시 증상이 악화해 두 번째 입원하게 되면 건강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를 강력히 주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부터 백악관에 복귀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습이 자신을 약해 보이게 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여러모로 논란을 낳고 있다. 코로나19가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감염병인데도 "두려워하지 말라"며 경시하는 태도는 지지자들의 질병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대통령이 치료를 위해 투약받고 있는 약은 일반인들은 아직 접근할 수도 없는데 마치 치료제가 있다는 듯한 잘못된 희망을 준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시간을 사전에 예고한 것은 뉴욕증시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퇴원 예고 트윗이 나온 직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S&P) 지수는 급등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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