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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퇴원 트럼프, 백악관서 마스크 벗고 경례···"北 지도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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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완치 안 됐는데 72시간 만에 퇴원

백악관 도착 후 마스크 벗고 사진촬영

"성공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리얼리티 쇼"

"북한 같다…친애하는 지도자나 할 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했다. 지난 2일 입원 후 72시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완치되지 않았으나, 참모들 만류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6시 37분께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며 병원 정문을 걸어 나왔다. 감색 정장에 흰 셔츠, 푸른색 스트라이프 넥타이 차림이었다. 평소 갖고 다니던 검은색 천 마스크가 아닌 일회용 덴탈 마스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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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차 입원한 지 사흘 만에 퇴원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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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색은 다소 붉었고, 정문 앞 낮은 계단을 내려오면서 손잡이에 의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량 쪽으로 걸어가면서 "감사하다"고 짧게 말한 뒤 엄지를 들

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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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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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통령을 기다린 백악관 풀 기자단은 "백악관에서 몇 명이나 감염됐냐", "당신이 수퍼 전파자(Super spreader)라고 생각하느냐" 질문을 던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칫했으나 이내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서브어번에 올라탔다.

SUV는 1분 남짓 달려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 앞에 멈춰섰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10여분 비행 후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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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전용 헬기 마린원이 5일 오후 백악관 사우스론에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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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외부 계단을 이용해 백악관 2층 발코니로 올라갔다. 평소 같으면 1층으로 들어가는데, 이날은 2층으로 걸어올라가 정면을 응시하고 선 뒤 갑자기 마스크를 벗어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 마린원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뒤 결연한 표정으로 사진 촬영에 응했다.

아직 완치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량의 바이러스를 내뿜을 수 있어 마스크를 벗는 것은 주변 사람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1층을 향해 몇 마디 던졌고, 이내 백악관 전속 사진사가 2층으로 급히 뛰어 올라가 트럼프 대통령 뒤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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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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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생중계하던 산제이 굽타 CNN 의학전문기자 겸 의사는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득 가진 대통령 옆에 보호 장비가 없는 백악관 사진사가 가까이 가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 에린 버넷 앵커는 "여기서 우리는 마치 북한을 보는 것 같다"면서 "친애하는 지도자가 나와 웅장한 건물을 배경으로 행사를 연출하고 사진 찍는 장면은 북한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말했다.

CNN 브라이언 스텔터 미디어 전문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이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각인시키려 하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성공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한 거대한 리얼리티쇼"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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