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걱정할 필요 없다" 트럼프 말 믿은 지지자
증상 발현 후 9일만에 사망…생전에 '코로나는 가짜'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던 병원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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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만 믿고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노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5일(현지시간) 보스턴글로브는 '코로나는 가짜'라고 주장하던 트럼프 열성 지지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가족 중 7명도 추가로 확진됐다.
평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내던 메사추세츠주 출신의 후안 치프리안(81)은 지난달 29일 숨졌다. 코로나19 첫 증상이 발현된 지 9일만이었다.
그의 손녀는 "가족 중 유일하게 할아버지만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음모론에 빠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손녀는 "아버지는 암, 어머니는 당뇨로 투병 중이라 봉쇄령 해제 후에도 나는 직장에 복귀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했다. 어쩔 수 없이 일터에 나가야 하는 오빠와 삼촌은 격리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면서 다른 가족들은 감염 예방에 힘써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열성 지지자였던 후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그에게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의 아내를 포함한 가족 7명도 추가 확진됐다. 추가 감염은 숨진 노인으로부터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장을 하루 앞두고 슬퍼하던 후안의 가족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들려오자 분노했다. 손녀는 "애도 기간에 들려온 대통령 감염 소식에 가족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가족 중 어머니는 "코로나19로 벌써 많은 사람이 직장이나 목숨을 잃었다. 의료진도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다. 이제 정치놀음은 그만하길 바란다"라며 이제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는 해당 글에 가짜뉴스 딱지를 붙였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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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입원 사흘만인 지난 5일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퇴원해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코로나19가 당신을 지배하도록 놔두지 말라"며 영상 메세지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6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매년 10만 명이 독감으로 죽는다. 코로나19는 그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는 해당 글에 가짜뉴스딱지를 붙였고, 페이스북은 삭제 조치했다.
김봉주 인턴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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