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후보 펜스·해리스 TV토론
해리스 “행정부 코로나 대응 실패
中과의 무역전쟁서도 패배” 맹공
펜스 “바이든이 당선 땐 증세할 것
백신 신뢰성 훼손 수용 못해” 반격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7일(현지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유타대학 킹스버리홀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솔트레이크시티 AFP=연합뉴스 |
미국 대선을 27일 앞둔 7일(현지시간)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점잖게’ 격돌했다.
이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90분간 진행된 토론에서 펜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증세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해리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실정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첫 번째 질문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해리스 의원은 “미국 국민은 우리나라 역대 행정부 중에 가장 큰 실패를 목격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경시해 21만명이 희생됐다고 몰아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발 비행기를 차단한 결정에 대해 바이든 후보가 ‘외국인 혐오증’이라고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해리스 의원은 ‘미국인 절반이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당장은 맞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앤서니 파우치 박사 등 과학자들이 지지하면 맞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맞으라고 하면 맞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백신의 신뢰성을 정치적으로 훼손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사람의 생명을 놓고 정치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졌다. 3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었고, 농가들이 부도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은 공직에 있던 47년간 싸우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의 ‘치어리더’였다”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증세할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곤란한 질문은 ‘동문서답’으로 모면했다. 양당 대선 후보가 고령인 점을 들어 ‘대통령 유고시 권력승계 등에 대해 후보들과 대화해봤느냐’는 질문에 두 후보 모두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칸막이 설전 미국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연합뉴스 |
사회자가 마지막으로 ‘뉴스를 보면 매번 싸우는 데 잘 지낼 수 없느냐’는 8학년 여학생의 질문을 대신 던지자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논쟁과 토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지금 이렇게 싸우지만 여기를 벗어나면 우리 모두 미국인으로 돌아간다”고 했고, 해리스 의원은 “토론을 통해 우린 누구고 누가 되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서로의 목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미래는 밝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에서 때로 언성이 높아지고 발언 시간을 어기기도 했지만, 막말 없이 서로 부통령과 상원의원이라는 호칭을 불렀다. 폭스뉴스는 “대선후보 토론보다 품위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토론이 끝나자 해리스 의원의 남편이 마스크를 쓴 채, 펜스 부통령의 부인은 맨얼굴로 단상에 올라 각자의 배우자를 포옹했다. 트럼프 대통령 등의 확진으로 양측 후보 간 거리는 12피트로 늘었고, 둘 사이에 투명 칸막이가 세워졌다.
부통령 후보 TV토론은 단판으로 끝났다. CNN은 TV토론이 끝난 뒤 유권자 609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해리스가 이겼다”는 응답이 59%로 펜스 부통령(38%)을 크게 앞섰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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