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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내가 코로나 걸린 건 신의 축복"… 처방약 치켜세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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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효능 입증 안 된 고액 치료에 비난 빗발

“모두 나와 같은 치료 받기 원해

국민은 무료로 약을 얻게 될 것

감염은 여러분이 아닌 중국 잘못”

실제 트럼프식 치료비 1억 넘어

NYT “치료제 효과 알 방법 없어”

급한 트럼프, 퇴원 이틀 만에 업무

백악관 확진자 34명… 10명 늘어

인사보안실장은 감염 심각 상황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처방받은 치료제 효과가 놀라울 정도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이 약을 무료로 공급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해당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데다 실제로 ‘트럼프식 치료’를 받으려면 1억1600만원이 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미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처방받은 사실을 알리며 “믿을 수가 없었다. 즉시 상태가 좋아졌다”고 효과를 치켜세웠다. 그는 “(병원에) 들어가서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꼈지만 24시간이 지나 상태가 아주 좋다고 느꼈다. 병원에서 나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기 원한다. 미국 국민은 무료로 약을 얻게 될 것”이라며 “(감염이) 발생한 건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 중국의 잘못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건 ‘신의 축복’이었다고 본다”면서 “불행으로 보이지만 축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통령 후보 TV토론 예측 방송을 진행하다가 이 영상을 내보낸 폭스뉴스의 앵커 브렛 베이어와 마사 매컬럼이 말을 잇지 못하면서 스튜디오가 3초간 ‘정지화면’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제네론의 치료제 처방을 자신이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미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비슷한 약물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대단한 백신을 아주 아주 빨리 갖게 될 것이다. 대선 전에 갖게 돼야 하지만 솔직히 정치가 끼어들어서 대선 직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리제네론 치료제가 실제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는 치료제 개발 시점을 각각 연말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식 치료’를 받으려면 10만달러(약 1억1600만원) 이상이 든다고 전했다. 군 병원에 헬기로 이동해 사흘간 입원하고, 수차례 코로나19 검사와 산소 보충치료, 스테로이드제 복용, 시험 단계인 항체 치료 등을 받는 데 들어간 총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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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이틀 만인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CNN은 ‘최소 10일은 격리해야 한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의 확진으로 육해공군 수뇌부가 모두 자가격리에 돌입한 가운데 4성 장군인 게리 토머스 해병대 부사령관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일 합동참모본부 회의에 참석한 뒤 자가격리 중이었다.

크리드 베일리 백악관 인사보안실장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부터 병원에서 투병해왔으나 백악관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ABC방송은 이날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메모를 입수해 백악관발 코로나19 확진자가 34명으로 전날보다 10명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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