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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싸고 격돌…KO 펀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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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부통령 후보 TV토론 ‘차분하고 무난’

[경향신문]

펜스 “트럼프, 수백만명 살려” 해리스 “20만명 시신은 뭔가”
세금·기후변화도 설전…WP “대선 영향 줄 순간은 없었다”

미국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열린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맞붙었다. 검사 출신의 해리스 상원의원은 코로나19 대처 실패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고, 침착한 성격의 펜스 부통령은 신중히 대응하면서도 순간순간 치고 나왔다. 지난달 29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후보 1차 TV토론이 인신공격, 끼어들기 등으로 ‘난장판’이 된 것에 비해 이날 토론회는 훨씬 정중하게 진행됐다. AP통신은 “지난주 대통령 후보 토론회와 달리 어조와 내용 면에서 딴 세상 같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12피트(3.7m)의 거리를 둔 채 토론을 진행했다. 둘 사이엔 투명 플라스틱 벽이 2개 세워졌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토론 시작부터 미국에서 21만명이 코로나19로 숨지고 750만명이 감염된 사실을 지적하며 “미국인들은 역사상 어떤 행정부에서도 보지 못한 최악의 실패를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초기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보고받았지만 은폐했다며 “그들은 아직도 계획이 없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책임자였던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미국인의 건강을 최우선에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국가적 동원을 주도해 수백만명의 목숨을 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리스 상원의원은 “20만이 넘는 시신”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효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비롯해 의사들이 맞으라고 한다면 내가 제일 먼저 맞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맞아야 한다고 하면 나는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백신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사람들의 생명을 가지고 정치 놀음을 중단하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이 급진적인 좌파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바이든은 (취임하면) 첫날부터 세금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서만 증세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정책을 주도할 의무가 있다고 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인과 일자리보다 급진적 환경정책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당신들은 무역전쟁에서 졌다. 3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졌다고”라고 반문한 뒤 “바이든은 절대 싸우지 않았다. 바이든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 공산당의 치어리더였다”고 맞섰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펜스 부통령이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오려 하자 “부통령님, 내가 지금 말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쳐내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 강행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과 관련해 “민주당은 대법관을 더 늘릴 의향이 있냐”며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했지만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연방 판사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올해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예년에 비해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오는 15일과 22일로 예정된 대통령 후보 간 2·3차 TV토론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1차 대선후보 토론 후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공화당으로선 이날 토론회가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74)과 바이든 전 부통령(77)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다음 행정부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대선 레이스를 바꿀 대단한 순간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처진 상황이기 때문에 무난한 승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달갑지 않은 성적표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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