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자적으로 타운홀 하기로
22일로 예정된 3차 토론 향배도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15일(현지시각)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2차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이 무산됐다. 트럼프가 대선토론위원회(CPD)의 ‘비대면 화상 토론’ 방침을 거부하고, 이에 바이든은 독자적인 타운홀 미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다. 3차이자 마지막인 22일 토론도 예정대로 진행될지 알 수 없게 됐다. 1차 토론은 지난달 29일 열렸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8일 아침부터 2차 토론 시기와 형식을 놓고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다툼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대선토론위원회는 이날 아침, 토론 참석자의 안전을 위해 15일로 예정된 2차 토론을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진행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회를 보고, 트럼프와 바이든은 각자의 위치에서 화면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트럼프가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어, 타인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기에 내린 결정이다. 2차 토론은 또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진행자의 도움 아래 일반 청중이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타운홀 방식으로 예정돼 있었다.
이런 결정에 트럼프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전화 인터뷰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나는 화상 토론에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토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쪽은 비대면 토론을 할 경우 바이든이 주변의 도움을 받는 ‘치팅’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트럼프 캠프는 대선토론위원회의 결정을 “바이든을 구제해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은 15일에 유권자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을 적당한 장소를 찾을 것”이라며, 22일로 잡혀있는 3차 트럼프-바이든 토론을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즉, 트럼프-바이든의 두번째 맞대결을 22일로 미루되, 형식은 15일에 하려다 못하게 된 타운홀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다시 트럼프 캠프는 15·22일로 예정된 토론을 각각 일주일 미뤄서 22·29일에 하자고 주장했다. 22일은 타운홀 방식으로, 29일은 일반적인 후보들과 진행자 사이의 토론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에 다시 바이든 캠프는 “애초 9월29일, 10월15·22일 등 세 차례 토론 날짜는 지난 6월에 정해진 것이고, 토론 날짜를 정하는 것은 트럼프 캠프가 아니라 대선토론위원회”라며 거부했다. 또한 마지막 토론을 대선 코앞(5일 전)에 하는 것은 전례도 없다며 일축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이 오는 15일 <에이비시 뉴스>(ABC)가 주관하는 타운홀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진행은 이 방송의 앵커인 조지 스테파노풀로스가 맡는다. 앞서 트럼프 캠프도 트럼프가 15일에 바이든과의 화상 토론 대신 자체 유세를 할 것이라고 밝힌 터다.
이로써 세 차례로 예정된 대선 후보 토론 가운데 두번째 것은 열리지 않게 됐다. 22일 토론이 남았지만 이미 양쪽이 토론 문제로 충돌한 데다 트럼프 쪽이 추가로 한 차례 더 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자칫 모든 토론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채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