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
국제 유가가 40달러선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빠르게 반등했지만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는다.
유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불안하다. 특히 국제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파생결합증권)에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만기까지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 등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DLS 중 올해 만기를 앞둔 상품은 14개로 총 221억원 규모다. 모두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
D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약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기초자산 가격이 한번이라도 녹인(knock-in, 손실 발생 구간)에 떨어지고 만기 전까지 일정 수준 이상 회복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4월 국제유가 폭락으로 연말 만기를 앞둔 모든 DLS는 녹인 구간을 터치했다. 이제 원금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건 만기 전까지의 국제유가 동향이다.
만기를 나흘 앞둔 미래에셋대우의 ‘미래에셋대우5550(DLS)’은 기초자산인 WTI와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최소 각각 51.11달러, 57.24달러을 넘어야 원금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최소 20%에서 100%까지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연말 만기를 앞두고 있는 NH투자증권의 원유 관련 DLS는 총 7개, 약 156억원 규모다. 연말 만기를 앞둔 증권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중 납입금액(49억8480만원)이 가장 큰 ‘NH투자증권3946(DLS)’은 기초자산인 WTI와 브렌트유의 최근월물 배럴당 가격이 각각 45.33달러, 49.62달러를 넘어서야 한다.
문제는 국제 유가 추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59센트(1.4%) 내린 40.60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같은 기간 49센트(1.13%) 떨어진 배럴당 42.85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WTI 와 브렌트유 최근월물 가격 60달러선이다.
국제유가는 6월 이후 4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원유 수요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원유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특히 서유럽의 경우 코로나19 방지 정책으로 도로 교통량이 다시 줄었고, 미국은 재택근부 증가로 가솔린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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